전자금융거래법 근거로 전 거래 취소·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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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토스뱅크) |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토스뱅크 앱에서 엔화 환율이 7분간 정상가 절반 수준으로 잘못 고시돼 200억원 규모의 환전 거래가 체결됐다.
토스뱅크가 전액 취소·환수를 결정하면서, 이미 엔화를 소비한 고객은 할인된 줄 알았던 차액만큼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 7분간 100엔당 472원 오표기…손실 100억원대 추산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29분부터 7시36분까지 7분간 토스뱅크 앱 엔화 환율이 100엔당 472원대로 표기됐다.
당시 다른 금융사들이 적용하던 정상 환율 934원대의 절반 수준이다.
이번 오류는 외환 시스템 점검 및 개선 작업 과정에서 발생했다.
토스뱅크 측은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을 위해 점검하던 중 발생한 의도치 않은 영향으로 환율이 잘못 고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환율이 설정값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매수되도록 설정해 둔 '자동환전' 기능 이용자들의 주문이 대거 체결됐고, 토스뱅크가 발송한 앱 알림 메시지를 보고 직접 접속해 매수한 경우도 속출했다.
토스뱅크는 오류 발생을 인지한 뒤 환전 거래 중단 조치를 취했지만, 이 7분 동안 이뤄진 환전 거래액만 약 200억원, 토스뱅크의 예상 손실 금액은 1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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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전자금융거래법 근거로 전 거래 취소·환수
토스뱅크는 오류 시간대 전 거래를 취소·환수하기로 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8조 제3항과 자체 전자금융거래기본약관이 근거다.
오류로 체결된 전자금융거래는 금융회사가 취소하거나 정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이다. 2025년 2월 하나은행이 베트남 동 환율을 정상가의 10분의 1로 잘못 고시했을 때도 동일한 조항이 적용된 바 있다.
엔화를 보유 중인 고객은 엔화가 회수되고 원화가 환불된다. 문제는 이미 엔화를 카드 결제·송금·출금으로 사용한 고객이다.
이 경우 100엔당 929.06원을 적용해 토스뱅크 외화통장 혹은 원화 통장 잔액에서 자동 출금된다. 반값에 매수한 엔화를 여행지에서 쓴 고객은 사실상 차액 전부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잔액이 없는 고객에 대해 토스뱅크 관계자는 "협조 단계에서 회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관련 법령 및 약관에 따라 추가적인 절차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전자금융거래법의 구조적 맹점을 지적하고 있다. 소비자는 단순 실수로 거래를 되돌리기 어렵지만, 금융사는 스스로의 명백한 시스템 오류조차 합법적으로 취소할 수 있어 제도가 금융사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적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예외 조항이 시스템 고도화와 철저한 검증에 대한 금융사의 책임을 느슨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감독원은 토스뱅크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환율 고시 오류 원인과 실제 거래 규모, 고객 피해 여부를 확인한 뒤 정식 검사 전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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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스뱅크. (사진=토스뱅크) |
◇ 반복되는 금융권 시스템 사고
이번 사고 역시 반복되는 금융권 시스템 오류의 연장선에 있다.
2022년 9월 토스증권 환전 서비스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25분간 1290원대로 잘못 적용됐다. 당시 시장 환율이 1440원을 넘기던 때였다.
다수 고객이 환차익을 얻었지만, 토스증권은 환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약 4년 뒤 같은 계열사에서 유사한 오류가 재발했고, 이번에는 고객이 손실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처리됐다.
2026년 2월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금 지급 과정에서 단위를 '원'이 아닌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해 62만개의 비트코인을 오지급했다. 금감원은 빗썸에 대한 현장 검사를 한 달 만에 마무리했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금융사는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당국은 현장점검을 보냈다.
토스뱅크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이상 환율 자체 경보 시스템으로 상황을 인지해 즉시 조치에 나섰고, 7분 후 정상화했다"고 해명하며, 향후 시스템 점검 절차 강화 등 철저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사후 경보가 울리기 전에, 터무니없는 오류 값이 고객 앱에 표기되기 직전에 사전 차단하는 '기본 검증 시스템'이 부재했다는 점을 핵심 문제로 꼽는다.
직전 환율 대비 50%가 급락하는 비정상적인 수치를 걸러내는 기초적인 1차 방어선만 있었어도, 7분간 5만 건의 거래가 무방비로 체결되는 사태는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