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큐브홀딩스와 ‘보이지 않는 손’
150개 계열사, 쪼개진 책임과 감시의 한계
형식만 남은 위원회, 네이버와의 차이
지난 2024년 7월 ‘국민 메신저’를 만든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창업자의 구속은 카카오 위기의 정점으로 보이지만, 지난 4년간의 내부 데이터를 추적한 결과 이는 예고된 파국이었다. 카카오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시스템적 내부통제 붕괴가 만들어낸 하나의 명확한 ‘패턴’임을 보여준다. <알파경제>는 카카오에서 벌어진 일련의 내부통제 사건사고, 지배구조의 해부를 통한 개연성, 핀테크 혁신의 어두운 단면, 마지막으로 카카오 제도 개선 및 처방 등 총 4편으로 나눠 심도 깊은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① 사건의 재구성_“우연한 사고인가, 반복된 패턴인가”
② 지배구조 해부_“이사회는 거수기였나”
③ 핀테크 혁신의 그늘_“카카오뱅크와 페이는 안전한가”
④ 제도와 처방_“카카오는 증상이다, 제도 부재가 병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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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 = 문선정 기자] 카카오의 이사회는 형식적으로는 사외이사 과반수 요건을 갖췄으나, 실질적으로는 오너와 경영진의 결정을 추인하는 ‘거수기’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10일 카카오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이사회 안건 가결률은 98%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주요 대기업 평균(93~95%)을 훨씬 웃도는 수치로, 사실상 반대가 없는 이사회였다.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의 결정에 반대하거나 수정 의견을 낸 기록은 의사록상 찾아보기 힘들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권한이 실질적으로 경영진에 집중된 구조 탓에, 오너의 의중을 거스르는 ‘불편한 질문’을 던질 인사가 이사회에 진입하기 어려웠다.
윤용필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이사회는 여러 결정적인 리스크 국면에서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제동을 걸거나 사고 이후 대응 과정에서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다”면서 “견제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무늬만 이사회’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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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케이큐브홀딩스와 ‘보이지 않는 손’
이런 구조의 정점에는 김범수 위원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 회사 ‘케이큐브홀딩스’가 있다.
김 위원장은 이 회사를 통해 카카오 지분 약 13~14%를 간접 보유하며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해왔다.
문제는 이 ‘옥상옥’ 구조가 투명성을 저해한다는 점이다. 지주회사-카카오-계열사로 이어지는 중층적 지배구조 속에서, 공식적인 이사회 라인 밖에서 오너의 의사결정이 내려지고 집행되는 불투명성이 존재했다.
이는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만들어 내부통제를 무력화시키는 주원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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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150개 계열사, 쪼개진 책임과 감시의 한계
또 다른 구조적 문제는 무한 증식한 계열사다.
지난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 자료 기준 카카오의 계열사는 150여 개에 달해 삼성이나 SK 등 전통 재벌과 맞먹는 수준이다.
네이버가 약 50개, 토스가 30개 내외의 계열사를 둔 것과 비교하면 비대하게 팽창한 구조다.
“계열사가 많다는 건 감시의 눈이 150개로 쪼개진다는 뜻”이라는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의 지적처럼, 그룹 차원의 통합 리스크 관리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각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본사는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 속에서, SM 인수전과 같은 대형 리스크가 그룹 전체로 전이되는 것을 막을 ‘컨트롤 타워’는 부재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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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형식만 남은 위원회, 네이버와의 차이
카카오는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등을 두고 있었지만, 이들이 그룹 전체 리스크를 통합 관리하지 못했다.
반면, 동종 업계 네이버는 이해진 창업자가 지분율을 낮추고 위원회 중심의 집단 지도 체제를 구축해 리스크를 분산시켰다.
김수현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주임교수는 “네이버 역시 논란이 없지 않았으나 형사 구속 사태까지 가지 않은 것은, 1인 지배 구조가 아닌 시스템에 의한 견제가 상대적으로 작동했기 때문”이라면서 “카카오의 지배구조는 오너의 신속한 의사결정에는 유리했을지 모르나, 그 결정이 초래할 위험을 걸러낼 안전장치는 제거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알파경제 문선정 기자(press@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