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BNK·SK·iM·다올證, 이찬진 경고에 '초긴장'…자본 절반이 '잠재 폭탄'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1 09: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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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감축 독려에도 요지부동"…고강도 현장점검 예고
BNK·iM·SK·다올, 부실 비율 업계 평균 '압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2026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신 감축을 강력히 주문한 가운데, BNK·SK·iM·다올투자증권 등 부실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4개 중소형 증권사가 우선적인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부실 비율을 기록해 이 원장이 예고한 '현장점검'의 1순위 후보로 지목되는 분위기다.

특히 이들 4개사는 자기자본 대비 부실 비율이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거나, 부실 채권 규모가 3천억원을 넘어서는 등 자본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이찬진 "현장 점검 실시 계획" 경고

이찬진 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부동산 PF 부실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원장은 "그간 금감원의 감축 독려에도 증권사의 부동산 PF 부실 여신 잔액은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 타 권역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부동산 PF 부실 여신을 적극적으로 감축해달라"고 압박했다.

특히 "정리가 지연되거나 영업 행위에 문제가 있는 증권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혀, 자발적 정리가 미진할 경우 강제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부실 여신 잔액은 3조6000억원이다. 이는 여신전문금융사(1조8000억원)와 저축은행(1조7000억원)을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은행이나 보험사 등 금융권이 이미 상당 부분 부실을 털어낸 것과 대조적으로, 증권업계의 정리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 원장의 이번 경고는 단순한 '독려' 차원을 넘어 구체적인 압박 카드를 동원하겠다는 점에서 업계에 적지 않은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사진=다올투자증권)


◇ BNK·iM·SK·다올, 부실 비율 업계 평균 '압도'

4개 증권사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부실 수준은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상황이 심각한 곳은 다올투자증권이다.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충당금을 제외하고도 남는 잠재 부실 자산) 비율이 49.3%에 달해 증권업계 평균(약 10%)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어 SK증권(25.0%), BNK투자증권(19.5%), iM증권(14.7%) 순으로 집계됐다. 업계 평균(약 10%)과 비교할 때 모두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는 셈이다.

자산 건전성의 척도인 고정이하자산(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규모는 iM증권이 321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SK증권 2610억원(주식담보대출 분 포함), BNK투자증권 2298억원, 다올투자증권 1128억원 순이었다.

문제는 기초 체력인 '자기자본' 대비 부실 규모다. 다올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이 7081억원에 그친 반면, 순요주의이하자산은 3488억원에 달했다. 자본의 절반 가까이가 잠재적 부실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SK증권 역시 자기자본 5906억원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이 1478억원으로 25.0%를 기록했고, BNK투자증권은 자기자본 1조2006억원 중 2342억원(19.5%)이 부실 우려 자산으로 분류됐다.

부실 자산의 증가는 결국 증권사의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 하락으로 직결돼, 금융당국의 경영개선 권고 기준을 위협할 수 있다.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는 "자기자본 대비 부실 비율이 20%를 넘으면 경영상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다올투자증권처럼 50%에 육박할 경우, 추가 부실 발생 시 자본 확충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iM증권 본사 전경. (사진=iM증권)


◇ 고위험 PF 쏠린 중소형사…'구조적 양극화' 심화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형사는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실적을 회복한 반면, 중소형사는 부동산 PF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아 업계 내 '구조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형 증권사들이 선순위 PF나 우량 사업장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방어적으로 짠 것과 달리, 중소형사들은 수익성 압박을 타개하기 위해 고금리 중·후순위 PF나 브릿지론(초기 단계 대출)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iM증권은 사업 초기 단계라 리스크가 가장 큰 브릿지론 비중이 55%로 중소형사 평균(35%)을 크게 웃돌고,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 PF 전량이 중·후순위(100%)로 구성돼 사업장 부실화 시 원금 회수가 극도로 어려운 구조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자산 부실화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BNK투자증권은 보고서상 "전체 요주의·고정이하자산 중 대부분을 부동산금융이 차지한다"고 명시할 만큼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다올투자증권 또한 2022년 상반기까지 부동산 PF를 공격적으로 확대해오다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업계에서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에도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뼈아픈 대목으로 꼽는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대형사들이 2022년 하반기부터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들어간 반면, 일부 중소형사들은 단기 성과에 집착해 고위험 사업을 지속했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결국 감당하기 힘든 손실로 돌아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는 부분도 이러한 도덕적 해이와 구조적 문제다. 이찬진 원장의 경고가 실제 현장점검으로 이어질 경우, BNK·다올·SK·iM증권 등이 구조조정의 '시범 케이스'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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