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30억 현금가방 버젓이…대신증권 부장과 유명 방송인 남편, 프로축구 선수의 영화같은 코스닥 작전 민낯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5-08 16: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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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판 작전에 무너진 증권사 내부통제…개미들만 피눈물
(사진=대신증권)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유명 필라테스 강사 출신 방송인 양정원 씨의 재력가 남편, 대형 증권사의 현직 부장 그리고 프로축구 선수까지. 마치 영화 '작전'의 캐스팅보드 같은 화려한 명단은 영화가 아닌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든 코스닥 주가조작 사건의 실제 공범들이다.

게다가 자본시장의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할 증권사 간부가 오히려 주가조작 일당에게 신뢰의 보증수표 역할을 자처하면서 시장을 농락한 정황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이 때문에 금융권의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8일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조작해 14억 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총책 A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공범 6명을 불구속 및 약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의해 밝혀진 범행 방식은 자본시장의 최전선에 있는 엘리트와 자본가들의 검은 결탁이 얼마나 노골적으로 이루어지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유통 물량이 적은 코스닥 상장사를 타깃으로 삼아 289억 원 규모의 통정·가장매매를 통해 1900원대이던 주가를 4100원대까지 끌어올렸다.
 

신동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 부장검사가 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브리핑룸에서 코스닥 상장사 주가조작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당시 대신증권 현직 부장이었던 B씨의 행보다. 검찰에 따르면 범행에 쓰일 30억 원이라는 막대한 현금이 담긴 여행용 캐리어가 B씨 근무 중인 대신증권 사무실로 버젓이 배달됐다.

대형 증권사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간부의 사무실이 주가조작의 자금 세탁 창구이자 작전 모의의 무대로 전락한 셈이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거액의 출처 불명 자금이 오가는 데도 전혀 작동하지 않은 대형 증권사의 뼈아픈 내부통제 실패를 고스란히 방증한다.
 

7일 오전 서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문화홀에서 '우먼스 피트니스 프로젝트' 행사에 참여한 고객들이 배우 양정원의 요가 강좌를 수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탐욕의 카르텔에는 이른바 사회적 특권층도 합류했다. 유명 방송인 양정원 씨의 남편으로 알려진 재력가 C씨는 작전에 판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맡았다.

그는 총책과 수익을 반분하기로 합의서까지 작성하며 노골적으로 범행에 가담했고 작전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수사망이 좁혀오자 평소 친분이 있던 경찰 간부들에게 뇌물을 건네며 사건을 무마하려 한 혐의(뇌물공여)까지 추가로 드러났다.

법과 제도를 자본의 힘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특권층의 오만함이 극에 달한 지점이다.
 

신동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 부장검사가 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브리핑룸에서 코스닥 상장사 주가조작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금융당국의 감시망도 조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 바 투자경고 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 주가 상승 폭을 치밀하게 조절했고 작전 도중 내부 배신자가 생겨 주가가 폭락하자 프로축구 K리그 출신 선수를 용병으로 투입해 시세조종을 이어가는 촌극까지 벌였다.

​이를데 없이 황당한 코스닥 작전의 청구서는 온전히 정보의 비대칭성 속에서 하루하루 시장을 쫓는 평범한 개미투자자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최재근 J&K법률세무사무소 변호사는 "자본시장의 질서를 유린한 이들의 탐욕 뒤에 무너진 내부통제와 감독의 사각지대가 방치되어 있는 한 제2, 제3의 작전 세력은 언제든 다시 독버섯처럼 피어날 것"이라면서 "당국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금융사들의 뼈를 깎는 내부 시스템 쇄신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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