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3370만 개인 정보 유출 영향?…70만명 떠난 쿠팡, 4년 만에 최대 적자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5-08 08: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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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분기 영업손실 3545억원·순손실 3897억원, 2021년 4분기 이후 최대
보상 쿠폰 비용만 1조6850억원…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2.5배 날렸다
개보위 과징금 최대 1조4000억원 전망…'청구서'는 아직 다 오지 않았다
1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부근 아파트에 쿠팡에서 발송된 택배 봉투가 놓여 있다. 쿠팡은 현재까지 고객 계정 약 3천370만개가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3370만명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이 4년 3개월 만에 최대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70만명의 활성 고객이 이탈하며 상장 이후 첫 한 자릿수 저성장에 직면한 가운데 1조원대 과징금 제재까지 임박해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 1조6000억 보상금 직격타…첫 한 자릿수 저성장 추락

쿠팡Inc는 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연결 실적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억4200만달러(3545억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손실은 2억6600만달러(3897억원)다. 두 지표 모두 2021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 적자다. 전년 동기 1억5400만달러(2337억원) 흑자에서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85억400만달러(12조459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1년 상장 이후 분기마다 유지해온 두 자릿수 성장률이 처음으로 무너졌다.

수익성 악화의 근본 원인은 유출 사고 보상 비용이다. 쿠팡은 유출 사고 피해자 3370만명 전원에게 1인당 5만원 상당 구매이용권을 지급하며 총 1조6850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2.5배에 달하는 자금이 한 분기 만에 소진됐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는 "1분기 실적은 지난 개인정보 사고 영향을 반영했으며 이는 지난 2월 제시한 가이던스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붙은 쿠팡 규탄 스티커. (사진=연합뉴스)


◇ 12일간 몰랐던 보안 공백…활성 고객 70만명 증발

1분기 활성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직전 분기 2460만명 대비 70만명 감소했다.

2025년 11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전직 직원이 서버에 무단 접근해 3000만개 이상 계정 정보를 빼낸 여파가 수치로 입증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 결과 최초 침해 시점은 11월 6일이었다. 쿠팡은 12일이 지난 11월 18일에야 고객 민원을 통해 사태를 인지했다. 자체 보안망은 철저히 무력화됐다.

부실한 대응은 거센 이탈을 불렀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출 공지 다음 날인 12월 2일 쿠팡 일일 이용자 수는 전날 대비 18만명 급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복잡한 탈퇴 경로를 다크패턴으로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한 뒤에야 모바일 앱에 탈퇴 기능이 추가됐다.

지난 2월 추가 조사에서는 16만5000여 계정의 정보가 더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배송지 목록은 1억4000만회 공동현관 비밀번호 수정 페이지는 5만여회 열람됐다.
 

김범석 쿠팡 의장. (사진=쿠팡)


◇ 김범석 80% 회복 호언…최대 1.4조 과징금 리스크는 여전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5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4월 말 기준 탈퇴 회원의 재가입과 신규 회원 가입 증가로 사고 이후 감소한 와우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이어 "탈퇴한 유료 회원(와우 멤버십)의 80%가 재가입해 대다수 기존 고객이 유지됐다. 사업성은 건재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대부분 영향은 1분기에 집중됐으며 2분기 초까지 일부 이어질 것"이라며 "전년 대비 성장률은 정상화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업성이 건재하다는 경영진의 발언은 70만명의 활성 고객 이탈이라는 객관적 지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외부 사법 리스크도 최고조에 달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전체 매출의 최대 3%를 과징금으로 부과받을 수 있다. 업계는 최대 1조4000억원 규모의 제재를 전망하고 있다.

대만과 일본 해외 사업 확대로 연간 최대 10억달러의 상각전영업이익 적자가 예고된 상황에서 초대형 과징금은 재무 구조를 뒤흔들 치명적 뇌관이다.
 

(사진=연합뉴스)


◇ 쿠팡 이탈 틈탄 네이버·컬리 연합 전선 반사이익

쿠팡이 내부 수습에 매몰된 사이 경쟁사들은 탈팡 수요를 흡수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네이버는 올해1분기 매출 3조2411억원 영업이익 5418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 3조원 돌파는 창사 이래 처음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2월 네이버 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며 "1월 32% 성장에 이어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같은 기간 쿠팡 성장률은 10.4%에 그쳤다"며 "탈팡 효과가 네이버쇼핑으로 유입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컬리 역시 쿠팡 실적 발표 당일 네이버를 대상으로 33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동맹을 강화했다.

쿠팡은 2분기 고정환율 기준 연결 매출 9~10% 성장을 전망했다.

3370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지 6개월이 지났으나 과징금 철퇴와 집단 소송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이상 쿠팡의 정상화 궤도 진입은 험난할 전망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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