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MBK "적대적 M&A 아냐" vs. 고려아연 "약탈적 투기자본"...경영권 분쟁 격화

김영택 기자 / 기사승인 : 2024-09-18 17: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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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영풍 “경영권 강화 차원…적대적 M&A 어불성설”
"약탈적 M&A" 비난 경영권 방어 나서…주주가치 훼손 우려 제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고려아연)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비철금속 산업의 글로벌 선두주자인 고려아연과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간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연합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18일 성명을 통해 이번 공개매수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아닌 최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공개매수는 명백한 최대주주, 1대 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라며, "장씨와 최씨 일가의 지분 격차만을 보더라도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M&A는 어불성설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를 '약탈적 투기 자본'으로 규정하고, 이들이 경영권을 취득할 경우 국가기간산업 기술의 해외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아연, 연, 은, 인듐 등 비철금속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자동차 및 배터리 산업 등 첨단 제조업의 핵심 공급망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설립한 이 회사는 현재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을, 장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를 각각 경영하고 있다. 

 

(사진=MBK파트너스)


◇ MBK파트너스·영풍 “경영권 강화 차원…적대적 M&A 어불성설”

MBK파트너스는 지분 구조를 근거로 들면서 적대적 M&A 주장을 반박했다.

이들에 따르면, 20여 년간 두 가문의 지분은 1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으며, 현재 영풍과 장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3.1%로 최씨 일가(15.6%)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상황이다.

또한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영풍그룹의 계열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영풍과 고려아연은 공정거래법상 장형진 고문을 총수로 하는 대규모기업집단 영풍그룹의 계열사들"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 "약탈적 M&A" 비난 경영권 방어 나서...주주가치 훼손 우려 제기

고려아연 측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에 대해서 "약탈적 M&A"로 규정하며, 주주가치 훼손과 핵심 기술 유출 가능성을 지적했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는 입장문을 통해 "기업사냥꾼 MBK의 약탈적 M&A에 반대한다"며 "고려아연의 주주인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한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과거 행태를 비판하며, 환경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실을 지적했다. 또 영풍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이런 영풍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채 '약탈적 자본'과 손잡고 고려아연의 지분과 경영권 확보에만 몰두해 왔다고 비판했다.

박기덕 사장은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취득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MBK파트너스는 사모펀드의 본질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전체 주주 및 구성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독단적인 경영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차전지 소재와 폐배터리·리사이클링, 신재생에너지 등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해 주주가치가 심대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왼쪽부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사진=연합뉴스)

더불어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영풍 및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경영권 인수 후 해외 자본에 재매각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 사장은 "이번 공개매수는 고려아연의 중장기적인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소액주주를 포함한 이해 관계자들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려아연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과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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