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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제주항공이 대대적인 할인 행사로 판매한 인천~괌·부산~다낭 항공권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이미 여행 경비를 지출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해당 노선 예약 승객들에게 결항 통보를 시작했다. 운항 중단 기간은 10월부터 내년 3월 28일까지다.
특히 인천~괌 노선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을 제외하면 2012년 이후 13년 만의 운항 중단이다. 두 노선 모두 가족 단위 여행객과 신혼여행 수요가 집중되는 인기 노선이었다.
이번 중단 조치는 불과 2개월 전 제주항공이 연간 최대 할인 행사인 '찜(JJIM) 특가'를 통해 판매한 항공권에도 똑같이 적용돼 소비자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한 이용객은 "이미 호텔과 렌터카까지 모두 예약했는데 항공편만 사라져 여행 전체가 무산됐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승객은 "수백만원에 달하는 현지 투어 예약금이 환불 불가 상태"라며 "항공사 측은 단순 사과만 반복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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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주항공) |
고객센터 마비 상황도 문제가 되고 있다. 승객들은 "수십 차례 전화를 걸어도 연결되지 않고 챗봇은 똑같은 답변만 되풀이한다"며 무책임한 대응을 비판했다.
어렵게 상담원과 연결된 경우에도 대체편 변경은 불가능하고 환불 신청만 접수받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항공의 노선 중단 배경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인한 공급 좌석 급증이 자리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 합병 승인 과정에서 경쟁 제한을 우려해 40여개 노선에 대해 2019년 공급 좌석 수의 90% 이상을 유지하도록 조건을 부과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인천~괌 노선 운항을 기존 주 14회에서 21회로, 진에어도 7회에서 14회로 각각 늘렸다.
문제는 시장 수요 회복 속도가 공급 확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좌석 과잉 공급이 심화됐다는 점이다. 과거 괌 노선은 가족 여행과 신혼여행 목적지로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수요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대체편마저 제공되지 않아 여행 자체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노선 운항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미정"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