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국내 ETF '200조 시대' 개막...이재명 정부서 성장 지속

김혜실 기자 / 기사승인 : 2025-06-09 05: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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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경제=김혜실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국내 순자산총액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2002년 국내에 처음 ETF가 출시된 후 약 23년 만이다. 

ETF는 주식처럼 매매하면서도 개별 종목 주가가 아닌 주가지수나 여러 종목을 배분해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골고루 갖췄다. 또 운용보수 등 비용도 공모펀드보다 저렴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향후 ETF 시장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약하며 직접 ETF를 매수하는 등 시장 육성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책 모멘텀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되는 ETF에 이미 자금이 몰리고 있다. 

4일 새정부 출범일 코스피지수 마감 (사진=연합뉴스)

◇ 2023년 100조 돌파 후 2년 만에 200조 

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일 종가 기준 국내 상장된 ETF들의 순자산 총액은 201조28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거래일인 2일 종가 기준 199조1531억원에서 하루 만에 2조1314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지난 4일 새 정부의 경기 및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코스피가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ETF도 순자산 200조원 문턱을 넘겼다. 

국내 ETF는 2002년 10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품 4종, 순자산총액 3552억원으로 출발했다.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2023년 6월 100조원을 넘긴 지 2년 만에 20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173조원, 지난 1월 182조8211억원으로 18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4월에는 191조3558억원으로 190조원을 넘어선 뒤 5월 199조8788억원으로 성장했다. 

밸류업 지수 (사진=연합뉴스)

◇ ETF 종목 1000개 시대...투자자산·투자전략 다변화

ETF가 급성장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상품 다변화다. 지난 4일 기준 국내에 유통되는 ETF는 984종으로 1000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초기 ETF는 미국 S&P500 지수, 한국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대부분이었지만 국가별, 주요지수별, 테마별, 채권, 환율, 금리 등 투자 자산이 다양화됐다. 

여기에 레버리지·인버스 등 파생형 ETF를 비롯해 파생형·테마형·액티브·커버드콜 ETF 등 여러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상품이 출시됐다. 

특히 작년에는 하락장에서도 일정 수익을 내는 커버드콜 ETF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사진=연합뉴스)

◇ 정책 모멘텀 기대되는 ETF '주목'

향후 ETF 시장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약하며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4000만원어치 매수하고, 향후 5년간 6000만원을 더 투자해 국내 주식시장에 모두 1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대선 공약 기준으로 정책 모멘텀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되는 AI 반도체, 금융, 건설 등에 대한 ETF 상품에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AI·반도체 산업은 100조원 규모 투자, 고성능 GPU 확보, 반도체 특별법 제정 등이 투자 포인트로 지목된다. 금융업은 상법 개정에 따른 자사주 소각 의무화, 증시 활성화 정책 등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와 외국인 수급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SOC 투자 확대, 노후 도시 재생, 주택 공급 목표 상향 조정 등이 건설업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요인이다. 방산, 조선, 신재생에너지, 콘텐츠·엔터, 소비재는 서브 테마로서 정책 지원과 글로벌 성장 흐름을 활용할 수 있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과거 정부 임기 초반에 정책 드라이브가 강하게 작용한 분야를 중심으로 수익률이 뚜렷하게 개선된 사례가 반복되었던 점을 참고하자"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사진=연합뉴스)

◇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될까

더불어 이재명 대통령이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이에 대한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선거 기간 중 SNS에 ‘청년 재테크 공약’을 발표하며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을 제시한 바 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4월부터 법인의 가상자산 매매가 제한적으로 허용되면서 현물 ETF의 도입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 시장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라며 "다양한 법적,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고 커스터디나 프라임 브로커리지의 역할을 담당할 주요 업체 육성과 같은 밸류체인에 대한 점검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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