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최성안 부회장의 삼성重, 요행을 위기관리로 포장…수천억 악성 재고 부른 허술한 내부통제

김종효 선임기자 / 기사승인 : 2026-04-20 08: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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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우기훈 전 코트라 부사장 겸 기술혁신과 무역포럼 회장)

 

[알파경제=우기훈 전 코트라 부사장 겸 기술혁신과 무역포럼 회장] ​최근 불거진 삼성중공업의 이란 제재 관련 사태는 한국 조선업계의 위기관리 역량에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회사 측은 미국 재무부가 불법 원유 밀수 업체를 제재하기 직전, 잔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제적으로 계약을 해지해 화를 면했다고 해명한다.

​자세한 실상을 들여다보면 가슴을 쓸어내릴 일이 아니라 뼈아프게 반성해야 할 사안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란의 그림자 선단(제재 회피용 위장 선박)인지도 모른 채 수천억 원대 계약을 맺고 선박을 모두 만들었다가, 끝내 대금을 받지 못해 악성 재고만 떠안은 촌극을 ‘성공적인 위험 회피’로 포장했다. 

 

(사진=연합뉴스)


◇​ 위장 법인에 뚫린 심사망…처참히 무너진 내부통제

​가장 심각한 문제는 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처참하게 무너졌다는 점이다.

​삼성중공업이 2275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오가는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하면서 발주처 상대로 기본적인 사전 기업 실사를 제대로 거쳤는지 의문이다.
​삼성중공업 수주 심사망은 최초 계약자가 다른 위장 법인으로 슬그머니 바뀌는 과정에서도 이란 최고지도자 측근의 자금줄이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국제 사회의 제재 감시망이 어느 때보다 엄격한 상황에서 고객사의 실체와 자금 출처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은 글로벌 기업의 변명으로 너무나 궁색하다. 최성안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단기적인 수주 실적에 눈이 멀어 최소한의 검증마저 저버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사진=연합뉴스)


◇​돈 떼여 피한 제재 폭탄…요행을 실력으로 착각해선 안 돼

​‘미국 제재 이전에 계약을 해지해 엮일 일이 없다’는 사측의 안일한 인식은 더 큰 우려를 낳는다.

​최성안 부회장과 경영진이 제재 위험을 미리 감지해 선제적으로 계약을 파기한 것이 결코 아니다. 단지 발주처가 돈을 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일 뿐이다.

​만약 상대방이 제때 잔금을 치렀다면 어땠을까. 삼성중공업은 꼼짝없이 미국 재무부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려 국제 금융망에서 쫓겨나고 회사의 존립마저 흔들릴 뻔했다.

​우연히 잔금을 떼인 덕분에 미국의 제재 폭탄을 피했을 뿐인데, 이를 두고 위험 요소에서 깔끔히 벗어났다고 안도하는 것은 주주와 시장을 기만하는 행위다.


(사진=연합뉴스)

◇ ​수천억 자본 묶인 헛장사…거제 앞바다 방치된 '악성 재고'

​그 대가로 회사는 막대한 손실을 고스란히 짊어졌다.

​주인을 잃은 100만 배럴급 유조선 2척은 현재 거제조선소 앞바다에 떠 있는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선박 한 척을 짓는 데 투입한 자본과 인력, 무엇보다 귀중한 선박 건조장 활용 기회를 고스란히 매몰비용으로 날렸다.

​회사가 부랴부랴 새 매 매수자를 찾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특정 발주처 요구에 맞춰 설계한 선박을 제값 받고 팔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국 헐값 매각으로 수익성을 깎아먹을 수밖에 없다. 결국 돈 떼이고, 시간 버리고, 핵심 생산 시설만 낭비한 전형적인 헛장사다.

지금 ​삼성중공업은 천만다행이라면서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 상대를 불문하고 도장부터 찍는 헐거운 영업 관행과 통제하지 못하는 무력한 위험 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요행으로 피한 위기는 결코 실력이 될 수 없다. 최성안 부회장을 위시한 삼성중공업 경영진은 거제 앞바다에 방치한 수천억 원대 재고 두 척이 던지는 묵직한 경고를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

 

*시론_우기훈 전 코트라 부사장 겸 기술혁신과 무역포럼 회장

 

알파경제 김종효 선임기자(kei1000@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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