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전력반도체]④'계산기'에서 '뇌'가 된 컴퓨터...그 뒤엔 'AI 반도체'라는 심장이 있었다

박남숙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3 09: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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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지 말고 경험하게 하라"... 머신러닝의 패러다임 전환
딥러닝의 이면: '조(兆)' 단위 연산이라는 장벽
'게임용 칩' GPU의 반란과 TPU의 등장
미래의 AI: 뇌를 닮은 '뉴로모픽 칩'으로 향한다

글로벌 기술 혁명의 새로운 국면으로 에너지 효율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력반도체가 전기 시스템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메모리와 중앙처리장치(CPU)가 정보의 저장과 연산을 담당하는 것과 달리, 전력반도체는 전기의 흐름을 제어하고 조절함으로써 시스템 전반의 작동을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모빌리티, 에너지 인프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전기를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고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기술력이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척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전력반도체 기술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며 관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알파경제>는 전력반도체 시리즈를 준비하게 됐다. [편집자주]

(사진=디시오 블로그 제공)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과거 대포의 탄도를 계산하던 27톤짜리 거구 '에니악(ENIAC)'이 현대의 인공지능(AI)으로 진화하기까지, 컴퓨터는 단순한 '수치 계산기'를 넘어 '스스로 학습하는 지능'으로 탈바꿈했다.


최근 챗GPT(ChatGPT) 열풍으로 촉발된 AI 시대의 핵심 동력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알고리즘의 발전만큼이나 'AI 전용 반도체'의 혁신이 결정적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디시오 블로그)


◇ "가르치지 말고 경험하게 하라"...머신러닝의 패러다임 전환

기존의 컴퓨터 프로그램은 사람이 정한 규칙(IF-THEN)에 따라 움직였다. 하지만 '고양이와 강아지 구분'처럼 변수가 무한한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등장한 것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인공신경망(Neural Network)이다.

인간 뇌의 뉴런 구조를 모방한 인공신경망은 수만 장의 사진 데이터를 통해 특징(귀의 모양, 눈의 간격 등)을 스스로 발견한다.

지난 2012년 제프리 힌튼 교수가 선보인 '딥러닝(Deep Learning)'은 신경망의 층을 수백 층으로 쌓아 올리며 AI의 인지 능력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사진=디시오 블로그)


◇ 딥러닝의 이면, '조(兆)' 단위 연산이라는 장벽

하지만, 지능이 높아질수록 컴퓨터가 감당해야 할 숙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최신 언어 모델인 GPT-3의 경우, 1,750억 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처리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계산량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컴퓨터의 두뇌인 CPU(중앙처리장치)는 복잡한 논리 판단에는 능하지만, 한 번에 하나씩 처리하는 순차 방식이기에 AI의 방대한 데이터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실제로 CPU로 GPT-3를 학습시키려면 약 355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분석도 있다. 

 

(사진=디시오 블로그)


◇ '게임용 칩' GPU의 반란과 TPU의 등장

이 지점에서 '우연한 혁명'이 일어났다. 게임 그래픽의 수많은 픽셀을 동시에 그려내기 위해 설계된 GPU(그래픽처리장치)가 AI 연산의 핵심인 '행렬 곱셈'에 최적임이 밝혀진 것이다.

수천 개의 코어가 동시에 계산을 수행하는 병렬 처리 방식은 AI 학습 속도를 100배 이상 앞당겼다.

나아가 구글(Google)은 AI만을 위해 설계된 전용 칩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선보였다.

알파고의 승리 뒤에는 이 TPU 176개가 실시간으로 최적의 수를 탐색한 하드웨어의 힘이 있었다.

엔비디아(Nvidia)의 독주 속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디시오 블로그)

◇ 미래의 AI, 뇌를 닮은 '뉴로모픽 칩'으로 향한다

현재 AI의 가장 큰 숙제는 '에너지 효율'이다. 챗GPT 학습 한 번에 일반 가정 120채가 1년간 쓸 전력이 소비되는 현 상황은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던진다.

이에 대한 차세대 대안으로 '뉴로모픽(Neuromorphic) 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의 0과 1 대신 인간 뇌처럼 전기 스파이크 신호를 사용하는 이 칩은, 기존 방식 대비 전력 소모를 1,00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인텔의 '로이히(Loihi)'와 같은 칩이 상용화되면 스마트폰 크기의 기기에서도 저전력으로 고성능 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 시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음 5회차 예고
‘GPU가 AI를 구했다?’라는 주제로 ▲게임 덕후들의 장난감이 과학자들의 보물이 된 사연 ▲Nvidia가 게임 회사에서 AI 제국이 된 비결 ▲GPU 하나가 CPU 100개보다 빠른 이유 ▲그래픽카드 가격이 폭등한 진짜 이유 등에 대해서 알아볼 예정이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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