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저질 장사치 막장행태"…대표 경질에도 불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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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제46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스타벅스코리아가 계엄군 탱크와 고문 은폐 발언을 연상시키는 마케팅을 강행해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당일 전격 해임했다.
하지만 과거 '멸공' 사태에 이어 최대주주 오너의 역사 인식 논란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불매운동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 오전 행사 시작, 오후 대표 해임…5·18 당일 벌어진 참사
스타벅스코리아는 18일 오전 10시 자사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단테·탱크·나수데이' 이벤트를 열고 '탱크 시리즈' 텀블러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홍보물에는 '5/18'이라는 날짜와 '탱크데이'라는 명칭이 명시됐고, '책상에 탁!'이라는 행사 문구도 함께 실렸다.
두 표현은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탱크'는 1980년 5·18 당시 광주에 진입한 계엄군 장갑차를 뜻하며, '책상에 탁!'은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의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은폐 발표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는 '책상에 탁!'을 '작업 중 딱'으로, '탱크데이'를 '탱크텀블러데이'로 수정했다.
그럼에도 여론이 악화하자 결국 관련 문구 전체를 삭제하고 행사를 전면 중단했다. 이어 이날 오후 7시 5분 손정현 대표 명의의 사과문이 발표됐다.
손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표현이 담긴 마케팅으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으신 5·18 영령과 5월 단체, 광주 시민분들, 그리고 박종철 열사 유가족분들을 비롯해 대한민국 민주화를 앞장섰던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사과문 배포 직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손 대표에게 즉각적인 해임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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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서울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
◇ 4월 '미니 탱크 데이'의 연장…우발적 실수 아니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돌발 실수가 아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앞서 지난 4월 16일 미니 탱크 텀블러를 출시하며 '미니 탱크 데이'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5월 18일의 탱크데이는 당일 즉흥적으로 기획된 이벤트가 아니라 연속 기획의 연장선이었다.
5·18 기념일이라는 날짜의 역사적 무게를 점검하는 최소한의 내부 절차가 철저히 붕괴했음을 의미한다.
손 대표 본인도 사과문에서 "해당 콘텐츠가 내부에서 철저하게 검수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마케팅을 포함한 모든 행사를 준비하면서 사전 검수 절차를 철저하게 검증해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5·18기념재단은 즉각 규탄 성명을 냈다. 재단은 "탱크와 장갑차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시민들을 향해 자행된 국가폭력의 상징"이라며 "기업의 마케팅도 타인의 고통과 역사 위에 설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오월 단체와 시민들을 향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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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 '멸공'부터 '탱크'까지…반복되는 신세계발 역사 논란
이번 마케팅 참사는 신세계그룹의 과거 논란과 맞물려 비판의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정용진 회장은 지난 2022년 1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멸공' 태그를 단 게시물을 연달아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이마트와 스타벅스 등 신세계 계열사 전반으로 불매운동이 확산하자 정 회장은 발언을 중단하고 사과했다.
현재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의 최대주주는 지분 67.5%를 보유한 이마트이며, 이마트의 실질적 지배자는 정 회장이다.
박태훈 진보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준비위원장은 이날 SNS를 통해 "기획자가 이 날의 역사적 의미와 혐오의 맥락을 몰랐다면 무능이다. 알면서도 감행했다면 공모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 기업의 최대주주가 정용진이 이끄는 신세계라는 사실은 이 사건이 실수로 보이지 않게 만든다"고 직격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SNS를 통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역사적인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광주 희생자들과 광주 시민들의 피어린 투쟁을 모독하는 '5·18 탱크데이' 이벤트라니"라며 개탄했다.
이어 "그날 억울하게 죽어간 생명이 대체 몇이고, 그로 인한 정의와 역사의 훼손이 얼마나 엄혹한데 무슨 억하심정으로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요"라며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이런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행태에 분노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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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9일 인천 트레이더스 구월점을 찾아 축산 매장에서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
◇ 대표 경질로 '꼬리 자르기?'…이마트·랜더스로 번지는 그룹 불매운동
정용진 회장이 손 대표를 당일 전격 해임하고 관련 임직원 전원에 대한 중징계를 지시하는 강수를 뒀지만 여론은 여전히 차갑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서는 "(스타벅스)이젠 안 간다, 잘 가라"는 불매 선언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분노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SSG 랜더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그룹 계열사 전반에 대한 불매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사태는 신세계그룹 전체의 리스크로 들불처럼 번지는 양상이다.
초고속 대표 경질을 두고도 사태의 본질적 책임 규명보다는 이미지 타격을 막기 위한 계산된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22년 '서머캐리백 발암물질' 파동 당시에도 송호섭 전 대표를 전격 경질한 전례가 있다.
대형 사회적 물의가 발생할 때마다 최고경영자를 교체해 국면을 전환하는 패턴이 4년 만에 고스란히 반복됐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전 임직원 대상 역사의식 교육과 사전 검수 절차 강화를 대책으로 내놨다.
신세계그룹 또한 "조직 내 올바른 역사의식 정립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너 리스크에서 파생된 구조적 문제를 단발성 사과와 대표 징계로 봉합해 온 관행에 소비자들의 불매 여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