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모건스탠리CO, 현대로템 2대주주 됐다..."관건은 장기보유 여부"

김종효 기자 / 기사승인 : 2023-05-03 18: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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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CO, 현대로템 2대주주...장기보유는 ‘글쎄’
◇현대로템, KTX 등 철도기업...신규 고속철 시장 싹쓸이
◇우크라-러시아 전쟁, K2 인기 급상승...현대로템 ‘각광’
◇방산매출, 철도 80% 육박...UAE 공략, 중동 시장 관문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모건스탠리CO인터내셔널PLC(모건스탠리CO)가 현대로템의 지분 6.72%를 사들이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3일 인공지능 공시분석 프로그램 <타키온>에 따르면 모건스탠리CO는 현대로템의 지분을 6.72% 획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2600억원에 달한다.
 

모건스탠리(사진=로이터, 연합)


◇ 모건스탠리CO, 현대로템 2대주주...장기보유는 ‘글쎄’

모건스탠리CO는 모건스탠리의 영국 법인인 모건스탠리인베스트먼트가 지분을 100% 보유한 회사이다. 모건스탠리는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블랙록, 피델리티 등과 더불어 지명도를 가진 굴지의 투자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는 블랙록과 피델리티와 다른 투자 방식을 국내 시장에서 선보인 바 있다.

블랙록과 피델리티는 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가치투자로 수익을 거두는 방식이라면 모건스탠리CO는 매수 일주일 만에 보유 주식을 내다 팔기도 한다.

따라서 이번 모건스탠리CO의 현대로템 지분 보유 역시, 보유 기간을 가늠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조호진 타키온월드 대표이사는 “모건스탠리CO 2대 주주 등극은 현대로템의 사업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을 정도”라고 전제한 뒤 “장기 보유 여부가 현대로템 주가의 끝없는 우상향 곡선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대로템이 제작해 출고한 EMU-320 고속열차. (사진=현대로템)


◇ 현대로템, KTX 등 철도기업...신규 고속철 시장 싹쓸이

그래도 현대로템에 굴지의 외국 기관이 단숨에 2대 주주가 됐다는 점은 호재이다.

현대로템은 KTX로 대변되는 철도 기업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달 1조원 규모의 수서발 고속철(SRT) 신규 고속열차 사업의 최종 적격자로 선정됐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달에는 코레일이 발주한 7000억웜 규모의 KTX 평택~오송선 투입 신규 고속열차(EMU-320) 17편성(136량) 제작을 수주한 바 있다.

현대로템은 에스알 사업까지 따내면서 신규 고속철 시장을 독차지했는데 수주액은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조호진 대표는 “K2를 생산하는 방산 분야가 두각을 나타내기 전까지 현대로템의 주된 매출은 철도였다”고 평가했다.

국내 고속열차 시장에서 현대로템이 18년째 장악해온 구조는 더 장기화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레일과 에스알의 고속철 발주를 초기 고속철인 'KTX-1' 전면 교체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두 사업 모두 현대로템이 독식하면서 이후 KTX-1 교체 물량도 수주할 가능성도 커졌다. 

 

포 사격 시험 중인 K2 전차. (사진=현대로템)


◇ 우크라-러시아 전쟁, K2 인기 급상승...현대로템 ‘각광’

지난 해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동유럽에서 급히 K2 전차를 요청하면서 현대로템의 인기는 급상승했다.

조호진 대표는 “사실 러시아 침공을 막기 위해 K2 전차가 나섰다는 점은 역사의 아이러니”라면서 “K2 전차의 핵심 기술이 소련의 전차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소련이 차관을 빌려 갔지만, 상환이 불가능해지자 대물로 전차를 한국에 줬다. 이를 분해해서 핵심 기술을 습득했다고 알려졌다. 바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수혜주인 K2 탄생의 숨겨진 배경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실적을 통해 추정되는 폴란드로의 K2 관련 실적과 튀르키예로의 알타이 전차 부품 공급 수주를 반영해 향후 실적 추정치를 최근 상향 조정했다.

또 지난 2월 계약한 튀르키예로의 알타이 전차 핵심부품 수출도 수익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올해도 현대로템의 영업이익은 급증할 것이라고 다수의 증권사들은 내다봤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진행된 폴란드형 K2 전차 생산·납품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컨소시엄 이행합의서 체결식에서 조현기(왼쪽부터) 방위사업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 안경수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장(전무), 세바스찬 흐바웩 PGZ 회장,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로템)


◇ 방산매출, 철도 80% 육박...UAE 공략, 중동 시장 관문

작년 K2의 요청이 많아지면서, 방산 매출이 철도의 80%에 달할 정도로 올라갔다.

‘믿고 쓰는’ 방위산업의 특성상 K2 수출 이력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추가 구입처도 증가한다. 방산의 속성상 검증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UAE를 기점으로 드넓은 중동 시장을 뚫을 생각이다. UAE가 K2를 선택하면, 동일한 이슬람 지역인 이집트·오만·사우디·요르단 등에 대한 수출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마냥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이사는 “다만 현대로템의 무기체계 개발과 생산의 지연 가능성, 국내외 철도사업의 경쟁이 심화하는 점 등은 현대로템 투자 시 감안해야 할 리스크”라고 조언했다.

지난 한 달간 수익률은 현대로템이 31%, 코스피가 0.84%이다. 현대로템의 폴란드 수출이 실현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로템의 목표주가로 NH투자증권은 4만8000원을, 다올투자증권은 3만4000원을 각각 제시했다.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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