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조각투자 거래소 지분·인사권 설계 도마

김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6 18: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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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자본시장 대도약을 위한 한국거래소 핵심전략' 주제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지현 기자]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 인가를 앞두고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한국거래소·코스콤 컨소시엄(KDX)을 둘러싸고, 지분과 권한 배분을 둘러싼 ‘설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형식상 최대주주 지위는 피해가면서도, 실제 경영과 인사권은 거래소가 사실상 독점하도록 짜였다는 지적이다.

6일 비즈워치에 따르면 KDX 컨소시엄에서 교보생명과 카카오페이증권, 키움증권은 각각 120만1주의 보통주를 보유해 보통주 기준 공동 최대주주로 분류된다.

반면 한국거래소는 이들보다 정확히 1주 적은 120만주를 출자해, 서류상 최대주주 지위에서는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보통주 외 지분까지 포함한 실질 구조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보통주와 별도로 전체의 25%에 해당하는 종류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주식은 향후 의결권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구조로 알려졌다.

종류주가 의결권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한국거래소는 단숨에 단독 최대주주가 된다.

인가 단계에서는 지배력이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인가 이후 전환 가능성이 열려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된다.

조각투자 거래 실적이 없는데도 자본력을 앞세워 전면에 나섰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한 계산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지분 구조에 그치지 않는다. 인사권 배분 역시 거래소 쪽으로 극단적으로 쏠려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KDX 컨소시엄 이사회 구성 규정에 따르면, 본인가 이전 준비법인 단계에서 이사 3인과 감사 1인 전원에 대한 추천권은 한국거래소에 부여돼 있다. 대표이사 후보 추천권 역시 거래소 몫이다.

지분율과 무관하게 핵심 경영진 인선 권한을 모두 쥔 구조로, 컨소시엄이라는 외형과 달리 사실상 거래소 단독 주도 체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본인가 이후에도 이 같은 권한 집중은 유지된다. 이사회가 5인 이상으로 확대되더라도 의결권 지분율 5% 미만 주주는 이사 후보 추천권조차 없어, 소수 지분 주주들의 경영 참여는 원천적으로 제한된다.

의결권 기준 5% 이상 주주는 거래소를 포함해 5곳에 불과하다. 예비인가 단계부터 인사권과 주도권을 선점한 거래소의 영향력이 본인가 이후에도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조각투자 샌드박스 사업자 참여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금융위원회 심사 기준상 샌드박스 사업자 참여는 가점 요소로 명시돼 있지만, KDX에 참여한 카사 등 조각투자 샌드박스 사업자들의 지분율은 대부분 0.1% 미만에 그친다.

인가 과정에서는 가점 요건을 충족하는 데 활용됐지만, 준비 단계는 물론 본인가 이후에도 실질적인 의사결정에서는 배제된 구조다.

‘이름만 올린 참여’를 통해 인가 가점을 챙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정치권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국거래소가 규정상 최대주주 지위를 피하기 위해 비의결권인 종류주를 활용하면서도, 대표이사와 이사·감사 추천권은 모두 확보하고 있다”며 “이들 주식이 의결권 주식으로 전환되면 결국 최대주주가 되는 구조”라고 언급했다.

거래소가 인사권을 사실상 독점한 배경을 두고도 해석이 엇갈린다.

이사와 감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권까지 거래소에 집중된 구조인 만큼, 향후 조각투자 거래소 핵심 보직 인선 과정에서 거래소 또는 인가권을 쥔 금융당국 출신 인사가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금융위·금감원 간부들이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장치를 만들기 위해 이렇게 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안과 관련해 한국거래소 측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관련 부서와의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알파경제 김지현 기자(ababe1978@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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