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투자자들만 피눈물”... 자본시장 신뢰 추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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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금융당국과 검찰의 치밀한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된 LG가(家)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 부부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법조계와 금융시장에서는 "직접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상식 밖의 면죄부를 주었다"며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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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정황은 명백한데... ‘스모킹 건’만 따지는 기계적 판결”
구연경 대표는 지난 2023년 4월 윤 대표로부터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 메지온에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을 조달한다'는 미공개 중요 정보를 듣고 메지온 주식 3만5990주(6억4992만원 상당)를 매수해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윤관 대표는 BRV의 최고투자책임자로서 알게 된 메지온 관련 미공개 중요 정보를 아내인 구 대표에게 제공해 부당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혐의입니다.
검찰은 이들 부부가 발표 직전 주식을 대량 매입해 약 1억 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특히 정보가 유출된 시점과 매수 시점이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정보를 직접 전달받았다는 확실한 물증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다음과 같은 점을 들어 판결의 오류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평소 해당 종목에 관심이 없던 투자자가 호재 발표 직전 거액을 투입하는 것은 자본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정보 매매' 패턴입니다.
게다가 윤관 대표는 투자 전문가로서 업계 내부 정보에 접근하기 용이한 위치에 있었으며, 정보 전달자와의 인적 관계 또한 밀접했습니다. 투자 유사성도 수상한 대목이었죠.
실제로 구 대표가 지난 2023년 3월 이후 메지온뿐 아니라 고려아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앤컴퍼니 등의 주식을 취득했는데, 해당 종목 모두 윤 대표가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고 있는 BRV캐피탈과 다올이앤씨가 투자한 회사들과 동일했다는 겁니다.
때문에 검찰 역시 주식 투자 경험이 부족한 구 대표가 윤 대표에게 전적으로 의존해 투자 종목을 선택했고, 메지온 주식을 사들인 것도 윤 대표의 입김에 의한 것으로 봤습니다.
조호진 타키온월드 대표는 “미공개 정보 이용 사건은 성격상 '은밀한 대화'나 '메신저 삭제' 등으로 인해 직접 증거를 확보하기 매우 어렵다”면서 “이를 외면하고 기계적인 잣대만 들이대는 것은 수사기관의 손발을 묶는 격”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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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개미 투자자들만 피눈물”... 자본시장 신뢰 추락 우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향후 유사한 경제 범죄에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습니다.
전대규 전대규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정황 증거가 이토록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녹취나 문서가 없다고 무죄를 주는 것은, 앞으로 '안 걸리게 정보만 전달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의 결정은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법 원칙을 따른 것이라지만,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유전무죄(有錢無罪), 인맥무죄(人脈無罪)’라는 박탈감만 안겨줬습니다.
검찰은 이번 판결이 미공개 정보 이용 사건의 특수성을 간과하고, 범죄의 구성 요건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LG가라는 재벌가 구성원이 연루된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면서 “1심 판결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센 가운데, 자본시장 질서에 역행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