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내부통제_BNK금융]①‘형식적 공정성’의 가면 빈대인 회장 연임

김혜실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6 05: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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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하고 있는 대형 금융사고와 반복되는 위법 행위는 내부통제 시스템의 심각한 허점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권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 약화, 느슨한 조직문화, 그리고 준법감시 체계의 미흡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런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금융사의 내부통제 부실을 심화시키고 있다. <알파경제>는 국내 주요 금융사를 대상 '과거 겪었던 내부통제 실패 사례'를 중심으로 무엇이 반복되고 있는지, 왜 문제가 되풀이 되는지 등을 구조적으로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연중 기획기사를 준비하게 됐다. [편집자주]

① ‘형식적 공정성’의 가면 빈대인 회장 연임

② ‘순손실 축소’ 꼼수 경남은행 3천억 횡령

③ ‘예외 승인’ 남발이 초래한 금양 리스크

④ 인허가 없는 우즈벡 법인 개소식 강행

 

(사진=BNK금융그룹)

 

[알파경제 = 김혜실 기자] BNK금융 빈대인 회장이 과거 대형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논란이 누적된 이후에도 연임을 시도 하고 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최후 보루인 이사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지 못하고, ‘견제의 기록’과 ‘반대의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있어 지배구조 자체의 구조적 결함이 심각하다는 평가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진행된 금융감독원의 고강도 현장 검사에도 불구하고 BNK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막을 만한 중대 사안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검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빈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한 과정의 공정성 검사 결과가 쟁점이었던 만큼 빈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진=경남은행

 

◇ '임추위 캡처' 거수기 이사회와 임추위의 침묵

 

BNK금융지주 빈대인 회장의 연임 시도는 단순한 임기 연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사회와 임추위가 경영진을 향한 ‘실질적 견제’라는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묻는 엄중한 시험대라는 평가다.

 

현재 제기되는 비판의 핵심은 절차를 밟았느냐는 ‘형식’이 아니라, 그 절차가 경영진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되어 ‘실효성’ 있게 작동했느냐는 점이다. 

 

BNK 측은 외부 서치펌을 통해 후보군을 추리고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프로세스를 강조하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연임을 위한 ‘요식행위’이자 ‘통과의례’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이른바 ‘임추위 캡처(Capture)’ 현상이다. 겉으로는 공정한 경쟁 구도를 갖춘 듯 보이나, 실제 후보군 구성과 평가 기준이 현직 회장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면 이는 경쟁을 가장한 독주 체제에 불과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사회의 독립성이 사실상 실종되었다는 점이다. 연임과 같은 중대 사안을 결정하면서 실질적인 반대 의견이나, 경영 개선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 요구가 기록되지 않는다는 점은 이사회가 견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반증이다. 

 

김수현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주임교수는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서 만장일치 의결이 반복되는 것은 치열한 검증이 사라지고 경영진의 의사를 맹목적으로 추인하는 거수기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 금감원 칼날 위에서도 '마이웨이'...책임 경영 실종

 

금융감독원이 지배구조 점검을 넘어 여신 집행까지 검사 범위를 확대한 것은 최상부 의사결정 구조의 취약성이 영업 일선의 리스크로 전이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검사는 통상적인 정기 검사가 아니라, 회장 선임 절차의 투명성 논란과 여신 집행 전반을 함께 들여다본 고강도 점검이었다. 하지만 고강도 현장검사가 마무리된 시점에서도 연임 기조가 유지되는 것은 ‘책임 경영’ 관점에서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BNK는 과거 대형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신뢰에 치명상을 입었다. 검사 과정에서 구조적 결함이 드러나고 개선 권고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경영진이 자리를 보전하려 하는 것이 문제다. 

 

이길우 법무법인LKS 변호사는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과정에서 나타나는 '형식적 공정성'은 결국 내부통제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근본 원인"이라며, "이사회가 경영진의 과오에 대해 침묵하고 연임을 당연시하는 문화가 고착화될 경우, 제2·제3의 경남은행 횡령 사고는 언제든 재발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 "조직 안정은 허상...책임 경영 구조 재정비 우선"

 

BNK금융이 빈 회장은 연임을 논하기에 앞서서 검사 과정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보완 대책과 재발 방지 조치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데이터로 증명해야 할 설명 책임이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조직 안정'은 통제 실패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국면에서는 오히려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는 독이 될 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치호 경제평론가 겸 행정학 박사는 "진정한 책임 경영은 자리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과오를 바로잡을 수 있는 확실한 성과를 내놓거나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라며 "리더십의 연속성이라는 명분으로 쇄신의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시장의 신뢰를 영영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관우 전 모건스탠리 이사 겸 더프레미어 대표이사는 "지금 BNK에 필요한 것은 이사회와 경영진이 어떠한 방식으로 책임 경영 구조를 재정비하느냐"라며 "'형식적 공정성'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권력 유지가 아닌, 진정성 있는 내부통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2회차 예고>

<‘순손실 축소’ 꼼수 경남은행 3천억 횡령>을 통해 과거 경남은행의 대규모 PF 횡령 사건이 BNK 내부통제 시스템이 일시적 오류가 아닌 시스템의 붕괴라는 점을 짚어본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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