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바람에 흔들린 구현모…실적 기대에도 '가시밭길'

김상진 기자 / 기사승인 : 2023-02-10 13: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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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대표 선임 불확실성 지속에 보수적 접근"
구현모 KT 대표 (사진 = 연합뉴스)

 

[알파경제=김상진 기자] KT가 차기 대표 선임 절차를 다시 진행하기로 하면서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에 빨간 불이 다시 켜졌다. 대표 선임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는 국민연금의 압박이 거셌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차기 대표가 확정될 때까지는 당분간 KT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추천했다.


◇ KT, 공개경쟁 방식으로 대표이사 선임 재추진

KT 이사회는 지난 9일 오전 회의를 열고 차기 대표이사 후보 재공모 방안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KT 지배구조위원회는 공개 모집을 통해 사외 후보자군을 구성하기로 했다.

지원자격은 정관에 따라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과 경력이 풍부하고 △기업경영을 통한 성공 경험이 있으며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정보통신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사람이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경제·경영, 리더십, 제휴·투자, 법률, 미래산업 분야 등의 업계 전문가들로 인선자문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인선자문단은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 요건을 고려하고 후보자들의 다양한 정보를 참고해 후보자 검증과 압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선정한 대표이사후보 심사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이사회가 정한 심사기준에 따라 면접 심사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주주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최적의 KT 대표이사상에 대한 의견을 받아 심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사회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결정한 대표이사후보자들 중 1인을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KT 이사회는 "현재까지의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도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운영했다"면서도 "이번 이사회의 결정으로 공개경쟁 방식 적용, 사외이사 중심의 심사, 심사결과 공개 등 투명성, 공정성, 객관성을 보다 강화한 바, KT 대표이사 후보 선임 과정을 정기 주주총회 소집 공고 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구현모 KT 대표 (사진 = 연합뉴스)


◇ 구현모 대표, 재도전…여권 견제 움직임 극복 주목

 

구현모 대표는 지난해 말 차기 대표 후보자로 최종 확정됐지만, 국민연금이 명확한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대표 선임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구 대표도 새 공모 절차에 참여할 전망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최고경영자(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며 반대 의견을 내놨다.

여기다 시민단체도 구 대표 연임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했다. 참여연대는 KT 새노조와 함께 "횡령·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구 대표의 연임 시도는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지난 2016년 국회의원 13명에게 '쪼개기 후원'을 해 회삿돈 1400만 원을 유용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약식 기소됐으며, 이에 불복하고 현재 정식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구 대표가 손실 보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며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주주 권익을 침해한 대표를 연임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여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금융위 업무보고 토론회에서 '주인 없는 회사'의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를 언급하면서 구 대표의 연임 백지화에 쐐기를 박았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 = 연합뉴스)


◇ 증권가 "대표 선임 불확실성 지속…차기 후보 확정 후 방향성"

 

증권가에서는 KT에 대해 안정적인 본업 실적과 외형 성장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대표 선임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걱정거리다. 투자자 입장에서 '불확실성'의 연장선상이기 때문이다. 10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KT는 대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1%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CEO 선임 리스크가 해소되는 3월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KT는 오는 20일까지 후보자를 접수하고, 다음 달 7일 후보를 확정할 예쩡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향후 3년 계획 유지 불확실성, 인사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 등에 노출된 것"이라며 "양호한 실적, 공격적 주주환원 정책에도 KT 주가가 정체된 가장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는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초거대 AI 보유 기업으로 신성장 사업 고성장세가 기대되고 주주환원 정책이 반갑지만, CEO 연임 리스크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당장은 관망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경선에서도 구 대표가 다시 한 번 선정된다면 지난 몇 개월간 잡음으로 작용하였던 CEO 리스크는 소멸될 것"이라며 "구 대표는 지난 3년간 KT의 체질개선을 통해 양호한 성과를 냈고, KT 내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이슈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도 "투명한 공개경쟁을 통해 후보를 다시 선정하기로 결정했기에 이번 절차를 통해 후보가 선정되면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되면서 호실적과 좋은 주주 환원 정책을 기반으로 다시 한 번 통신업종 상승의 선두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알파경제 김상진 기자(letyou@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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