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한미약품, 릴리와 1.9조 기술이전 계약...신약가치 상승

김혜실 기자 / 기사승인 : 2026-06-04 0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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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경제 = 김혜실 기자] 한미약품이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와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6년 만에 글로벌 빅파마와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번 계약은 독자 플랫폼 '랩스커버리'의 기술력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희귀질환 및 염증성 장질환 시장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일라이 릴리와 약 1.9조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 체결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1일 글로벌 선두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와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번 계약 대상은 단장증후군(SBS) 치료제 후보물질인 '소네페글루타이드(HM15912)'로, 총 계약 규모는 12억 6000만 달러(약 1조 8973억원)에 달한다.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만 7500만 달러(약 1129억원)를 확보했으며, 이는 올해 한미약품의 실적에 즉각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IBK투자증권

이번 성과는 단순한 금전적 가치를 넘어 한미약품의 독자적인 약물 전달 플랫폼 랩스커버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특히 과거 경영권 분쟁과 지배구조 불확실성 속에서도 연구개발 중심 기업으로서의 본질을 지켜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미 글로벌 상용화에 성공한 '롤베돈'에 이어 또 다른 플랫폼 기반 신약의 탄생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에서 회자되던 기술이전 기대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에셋이 소네페글루타이드인 것, 계약 상대방이 일라이 릴리인 것은 서프라이즈다"라며 "기술이전 세부내역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재 임상 2상 중인 단장증 적응증 임상 성공 가시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자료: IBK투자증권

◇ 월 1회 투약 편의성으로 단장증후군 시장 공략

소네페글루타이드가 타깃으로 하는 단장증후군(SBS)은 소장의 60% 이상이 소실되어 영양 흡수 장애를 일으키는 희귀질환이다. 

현재 유일한 치료제는 다케다의 '가텍스'이지만, 매일 피하주사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과 복잡한 조제 과정이 환자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꼽혀왔다. 반면 한미약품의 소네페글루타이드는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해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연장, 월 1회 투약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러한 투약 편의성은 시장 선점에 핵심적인 차별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현재 단장증후군 시장 규모는 약 1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단장증후군은 환자 수가 적고 전문센터 중심의 오펀 시장인 만큼 급격한 침식보다는 완만한 침식 가능성이 높다"라며 "매일 투여하는 가텍스 및 주 1회 투여하는 경쟁 파이프라인들과 달리 월 1회 투여 편의성이 핵심 차별점"이라고 평가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환자 수가 많지 않은 희귀질환임에도 한번 투여가 시작될 경우 투여 지속성이 높다는 특성이 시장의 수익성을 뒷받침한다"라며 "소네페글루타이드는 랩스커버리 플랫폼을 적용하여 월 1회 제형으로 개선한 파이프라인으로 임상 1상에서 우수한 약동학 프로파일을 확인하였다"라고 전했다. 

 

한미약품 종목진단 (출처=초이스스탁)

◇ 희귀질환 넘어 적응증 확장 잠재력 풍부

향후 관전 포인트는 소네페글루타이드의 확장성이다. 

GLP-2 작용제는 장 점막의 성장과 재생을 촉진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어, 단장증후군뿐만 아니라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제로의 확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일라이 릴리는 최근 Morphic을 인수하는 등 IBD 포트폴리오를 대폭 강화하고 있어, 소네페글루타이드를 자사 포트폴리오 내 핵심 보완재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신지훈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관전 포인트는 HM15912의 효력 확인, 적응증 확장, 그리고 그 외 파이프라인의 기술 이전"이라며 "GLP-2는 장 점막의 성장·재생을 촉진하는 기전으로 염증성 장질환, 비만 치료제와의 조합 등 확장 잠재력을 보유해 릴리의 적응증 확장 전략에 따라 가용한 시장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도 "희귀질환으로 먼저 FDA 승인 획득 후, GLP-2가 장 점막 재생과 염증 억제 두 가지를 동시에 한다는 점에서 크론병 수술 후 장기능 회복 또는 IBD 점막 재생 병용 등 추가 적응증 확장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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