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 영업으로 상호금융 부실 키워"…농협·수협, 특정 신탁사 쏠림 지적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4 10: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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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농협중앙회)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농협·수협 등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신탁 담보 대출 연체율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대출이 특정 신탁사인 '무궁화신탁'에 집중됐으며, 이 과정에서 전직 간부 등을 동원한 무리한 영업이 부실을 키웠다는 지적이 24일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농협 상호금융의 신탁사 수익증권 담보 부동산 대출 연체율은 21.3%에 달했다.

이는 농협 상호금융의 전체 부동산 담보 대출 연체율(5.3%)이나 부동산 담보 공동대출 연체율(19.2%)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다.

수협 상호금융 역시 같은 기간 부동산 신탁 담보 대출 연체율이 16.4%로, 전체 부동산 담보 대출 연체율(9.9%)을 크게 웃돌았다.

문제는 이들 대출이 '무궁화신탁' 한곳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농협 상호금융의 부동산 신탁 대출 잔액 51조6279억원 중 23%(11조8517억원)가 무궁화신탁을 통해 이뤄졌다.

특히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 잔액 5조6934억원 중 25%(1조4233억원)가 무궁화신탁 관련 채권이었다.

수협 상호금융은 56개 지역 수협이 무궁화신탁을 통해 총 7447억원 규모의 담보를 제공받았으며, 이 중 4분의 1 이상이 연체 상태로 파악됐다.

산림조합도 140곳 중 46곳(33%)이 무궁화신탁 담보로 총 2159억원을 대출했으며, 이 중 21.6%(466억원)가 연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의원은 무궁화신탁이 전직 농협 간부 등을 대거 영입해 지역 농협을 상대로 수수료 50% 할인 등 무리한 영업 활동을 벌인 것을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송 의원은 "무궁화신탁의 인맥 위주 공격 경영이 안고 있던 리스크의 민낯이 부동산 경기 침체를 계기로 드러났다"며 "유례없는 금융 부실을 부추긴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은 국정감사 서면 답변을 통해 "2017∼2023년 지역 농협 출신 퇴직자 64명을 위촉해 지역 밀착형 영업망을 강화하고 담보 신탁 영업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오 회장은 "담보 신탁 제도를 활성화하고 소액 신탁 시장을 선점하려 했다"며 "최근 금융기관 부실 자산 증가는 브릿지론이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고위험 대출 관련 개발사업이 원활히 추진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무궁화신탁은 부동산 PF 부실 등을 이유로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부과받은 바 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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