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조화 현상인가, 담합인가…보험업계의 '구조적 딜레마'
[알파경제 = 김교식 기자] 삼성화재가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전격 영입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기업의 담합 이슈에 대해 갈수록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공정위의 칼날에 대비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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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신 전 공정위 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
◇ 금융감독원보다 무서운 공정위의 '메가톤급 철퇴'
삼성화재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재신 전 공정위 부위원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제34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김 전 부위원장은 공정위 카르텔총괄과장, 경쟁정책국장, 상임위원, 사무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자타공인 '공정거래 전문가'다.
보험업계가 이 같은 인사에 주목하는 이유는 공정위 제재가 가진 파급력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보험업법을 근거로 내리는 경영유의나 과태료, 기관경고 등의 행정 조치와 달리, 공정위는 '담합'으로 결론 내릴 경우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에 달하는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나아가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검찰 고발을 통한 형사처벌 리스크까지 감수해야 하기에 기업 입장에서는 최대의 경영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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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기나긴 법정 공방, 드리워진 'LH 입찰 담합'의 그림자
실제로 손해보험업계는 현재 공공기관 발주 입찰과 관련한 담합 의혹으로 혹독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발단은 지난 2018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재산종합보험 및 화재보험 입찰 건이다.
공정위는 2017년 포항 지진 당시 100억 원 이상의 보험금을 지급해 막대한 손실을 본 KB손해보험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타 보험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 입찰 담합을 모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23년 4월, 삼성화재를 비롯한 7개 보험사와 컨설팅사에 총 17억 6,4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주도 혐의를 받은 KB손해보험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어 검찰은 2022년 삼성화재 등 3개 손보사와 직원 5명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1·2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검찰의 상고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으며, 공정위 과징금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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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동조화 현상인가, 담합인가…보험업계의 '구조적 딜레마'
전문가들은 삼성화재의 이번 영입이 최근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및 건전성 강화 기조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보험료 산정이나 판매수수료 체계 등에서 불거질 수 있는 미세한 '경쟁 제한' 소지조차 공정위의 조사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보험업은 상품 구조가 획일화되어 있고,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특성이 있어 언제든 담합 의혹의 뇌관을 안고 있다.
실제로 공정위는 2010년과 2016년 자동차보험료 인상 당시에도 손보사들의 담합 여부를 집중 조사한 바 있다.
자동차보험 등 의무보험은 물가와 직결되어 있어 보험료 인상 시기와 폭이 유사하게 움직일 경우 경쟁 제한 논란이 단골 메뉴처럼 등장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각사의 사정에 맞춰 요율을 조정하는 구조적 특성을 무시한 채, 이를 일률적인 담합으로 매도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항변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결국 삼성화재의 이번 최고위급 인사 영입은, 이러한 산업의 구조적 딜레마 속에서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대관 역량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알파경제 김교식 기자(ntaro@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