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가맹점 확장에 내몰린 사회초년생들…더본코리아 관리 부실 도마 위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6-10 08: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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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2800원 음료 고소한 점주, 실상은 알바생 49명 임금 고의 체불
사업장 쪼개고 불법 위약 조항 강요…노동부, 점주 형사입건 조치
더본코리아 '개인 일탈' 선 긋기 무색…외형 확장 치중해 노무 관리 방기
더본코리아의 커피전문점 빽다방이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핫 아메리카노를 500원에 판매하는 할인 행사를 시작한 10일 서울 시내의 한 빽다방 매장 앞 테이블에 할인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아르바이트생이 남은 음료 3잔을 챙겼다는 이유로 업무상 횡령으로 고소하고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빽다방 점주가 정작 본인은 직원 49명의 임금을 체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맹본부인 더본코리아는 이를 점주 개인의 일탈로 규정하고 진화에 나섰으나 외형 확장에만 급급해 현장 노무 관리를 방기하면서 사회초년생들을 노동 사각지대로 내몰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 1만2800원 횡령 고소하더니…실상은 49명 임금 떼먹어

고용노동부는 8일 청주 지역 카페·음식점 30여 곳에 대한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은 청주의 한 빽다방 가맹점에서 벌어진 강요·협박 사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 3월 아르바이트생 A씨는 퇴근길에 1만2800원 상당의 남은 음료 3잔을 챙겼다는 이유로 점주에게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다. 점주는 A씨를 압박해 합의금 550만원을 뜯어냈다.

논란이 전국으로 확산하자 노동부가 해당 점포 근로감독에 착수했고 고소 당시의 구도는 완전히 뒤집혔다.

감독 결과 점주는 아르바이트생 49명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 약 300만원을 체불한 사실이 적발됐다. 노동부는 즉각 시정지시를 내렸다.
 

빽다방. (사진=연합뉴스)


◇ 매장 쪼개고 불법 계약서 강요…법망 피한 꼼수

체불의 핵심 배경에는 사업장 쪼개기 꼼수가 존재했다.

점주는 사실상 하나인 매장을 커피전문점과 디저트 매장 두 곳으로 분리해 별도의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이는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지급 의무가 면제된다는 근로기준법을 악용한 조치다. 노동부는 이를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판정하고 미지급 수당을 체불임금에 포함시켰다.

근로계약서에는 불법 조항이 가득했다. 계약 불이행 시 매출 피해액을 산정해 아르바이트생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고 입사 3개월 이내 퇴사 시 급여의 90%만 지급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노동부는 이를 근로기준법상 위약예정금지 위반으로 판단해 점주를 형사입건했다.

지역 내 다른 소규모 점포 30여 곳으로 확대한 추가 감독에서도 기초 노무관리 서류 미작성과 휴게시간 미준수 등 위반 사례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프랜차이즈 카페·음식점은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는 청년 노동자들이 많이 일하는 곳임에도 여전히 노무관리가 열악한 곳이 많다"며 "청년 노동자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감독 등을 통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장관은 "사업주가 몰라서 법을 어기는 일이 없도록 교육·홍보 활동도 더욱 강화해, 영세 사업자와 청년 노동자 간 갈등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연합뉴스)


◇ '개인 일탈' 선 그은 본사…외형 확장에 알바생만 눈물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가맹본부 더본코리아는 이를 점주 개인의 일탈로 규정한 바 있다.

회사는 해당 가맹점 두 곳에 대해 가맹계약에 근거한 영업정지 조치 절차에 돌입하고 점주에게 아르바이트 직원에 대한 합의금 반환을 권고했다.

본사의 개입 직후 점주는 고소를 취하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으며 550만원을 반환했다. 더본코리아는 노무 상담 체계를 도입하고 매장별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꼬리 자르기식 대응이라는 지적이 거세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 출점과 외형 확장에만 열을 올리면서 정작 핵심인 현장 노무 관리와 가맹점주 교육은 철저히 뒷전으로 미뤄뒀다는 비판이다.

거대 프랜차이즈의 무책임한 관리 부실 속에 가장 약자인 사회초년생 아르바이트생들만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부는 주요 프랜차이즈 7개사와 간담회를 열고 자체 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청년 밀집 업종에 대한 전수조사와 노무관리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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