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체계 및 손실흡수능력 제고
◇업권 경쟁구도 변화 미미...수익성엔 부정적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미 발표된 과제별 주요 개선방안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기존 금융회사의 은행 전환 적극 허용,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인가 추진 등이 구체화됐다.
은행권 내 경쟁을 유도하는 가운데 시스템 안정성을 강조하는 방안들로 구성되어 있어 은행들의 수익성 확보와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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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현금인출기(ATM) 모습. (사진=연합뉴스) |
◇ 은행권 제도개선 방안...경쟁 활성화 핵심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과점 체제가 이자 장사에만 치중하는 관행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해, 지난 2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경쟁 촉진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번 방안은 은행업계에 신규 플레이어를 유입하기 위해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춘 것이 핵심이다.
우선 기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하기로 했다. 대구은행이 전국적 지점망을 가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금융당국에 밝힌 상태라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도 자금력과 적절한 사업 계획만 갖췄다면 언제든 인가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저축은행, 지방은행, 외국계 은행 지점 규제를 완화해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 간 인수·합병 범위가 확대되고 외국계 은행 원화 예대율 규제가 완화된다.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의 공동대출 활성화, 핀테크 등 정보기술(IT) 기업의 금융 업무 범위 확대 등 금융회사와 IT 간 협업도 강화한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은행 산업을 언제든 경쟁자가 진입할 수 있는 경합시장으로 바꿔 나갈 것"이라며 "실제 경쟁자가 진입하지 않더라도 잠재적 경쟁자에 대해 인식하게 될 경우 경쟁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 금리 체계 및 손실흡수능력 제고
은행권 금리 및 성과급 체계도 개편한다.
우선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고정금리 상품을 확대하고, 대출금리 조정 속도에 대한 관리와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은행의 성과급 조정 및 환수 제도의 실효성도 높이기로 했다. 장기 성과에 기반한 성과 보수 지급을 강화하고 임직원 성과급, 희망퇴직금, 배당 현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비이자이익 비중을 확대할 수 있도록 투자자문업과 신탁업 제도 개선을 통해 은행의 종합 자산관리서비스를 활성화한다.
또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을 위한 시뮬레이션이 하반기 진행된다. 은행별 리스크관리 수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른 차등적인 추가자본 적립의무 부과로 은행별 자본여력 차별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다만 스몰라이센스와 소규모 특화은행 도입안은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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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금융위원회. 이베스트투자증권 |
◇ 업권 경쟁구도 변화 미미...수익성엔 부정적
방안의 핵심은 은행권 경쟁촉진 및 구조개선, 금리 체계 개선, 손실흡수능력 제고 등이다.
우선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 진입의 경우 당장에 시중은행을 위협하는 경쟁구도가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중은행이 되기 위한 주요 지배구조 요건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지방은행들 중 시중은행으로 전환이 가능한 곳은 대구은행밖에 없다"며 "이미 전국적 영업망을 통해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의 규모를 고려하면 기존 경쟁 구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추진이 발표되며 토스뱅크에 이은 새로운 인터넷은행 인가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기존 인터넷은행들의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인터넷은행 수준 달성을 통한 경쟁 구도 변화는 나타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출차주의 금리리스크 경감을 위한 금리체계 개선이나 은행권 손실흡수력 확대를 위한 자본확충은 수익성 개선에 부정적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국이 이미 경기대응완충자본 1%를 부과한데 이어 하반기 중 스트레스완충자본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이 밖에도 성과보수체계 개선,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 전반적으로 은행의 공공적 역할을 강조하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은행권 내 경쟁을 유도하는 가운데 고금리 환경에서 시스템 안정성을 강조하는 방안들로 구성되어 있어 은행들의 수익성 확보 및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알파경제 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