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SLL 상장만 믿고 JTBC '총대' 멘 신한…5년 베팅 물거품 위기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1 08: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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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률 95% JTBC 회사채, 신한투자증권이 매년 주관
지난해 7월 미매각 물량 217억원 떠안아
(사진=신한투자증권)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자본잠식률 95%에 달하는 JTBC의 공모 회사채를 5년 연속 주관해 온 신한투자증권이 기관 미매각 물량까지 매년 떠안아 리스크를 키운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중앙그룹 계열사 SLL중앙의 기업공개(IPO) 주관을 노린 무리한 '관계 금융'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SLL중앙의 상장 기한마저 만료되면서 신한투자증권의 리스크 관리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다.

◇ 기관도 외면한 부실 채권…신한 측 "인기 채권"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JTBC의 자본잠식률은 95.2%, 부채비율은 1739.34%에 달한다.

연결 기준 2023년 707억 원, 2024년 386억 원, 2025년 3분기 누적 25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신용등급은 투기등급 직전 수준인 BBB0(부정적)이다.

신한투자증권은 2021년부터 매년 평균 500억 원 규모의 JTBC 공모 회사채 발행을 주관해 왔다. 지난해 7월 25일 진행된 500억 원 규모 일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기관투자자 주문이 190억 원에 그쳤다.

미매각 물량은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이 217억 원, 인수에 참여한 한양증권이 93억 원을 각각 매입했다. 같은 달 중앙일보(BBB)가 1.5년물 300억 원 모집에 370억 원의 수요를 확보한 것과 대조적이다.

JTBC는 예능과 드라마 제작비 부담이 크고 수익 기반이 불안정해 기관투자자의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

JTBC는 연 7.8%의 고금리로 발행된 이 회사채를 기존 채권 차환에 사용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총액 인수한 채권을 개인 투자자에게 재매각했다. 이로 인해 기관 투자자가 외면한 채권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정보력이 취약한 개인 투자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주 인기 있는 채권"이라며 "미달된 적도 없고 전량 소진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작 JTBC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리스크 판단 기준을 묻는 질문에는 "내부 투자심의위원회 소관이라 답변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서울 마포구 JTBC 상암 사옥 신관 모습. (사진=연합뉴스)


◇ SLL 상장 기한 만료…3000억 원 긴급 조달로 '급한 불' 끄는 중앙

신한투자증권이 JTBC의 리스크를 감수한 배경에는 SLL중앙 IPO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업가치 1조 원대 규모인 SLL중앙 IPO의 공동 주관사 자격을 수임했다.

2024년에도 SLL중앙(740억 원), 콘텐트리중앙(690억 원), JTBC(770억 원) 등 중앙그룹 계열사 3곳의 회사채 발행 대표 주관을 도맡았다.

가장 큰 변수는 SLL중앙의 상장 궤도 이탈이다. 2021년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텐센트 등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4000억 원을 유치하며 약속한 상장 시한은 계약상 최대 허용 횟수인 두 차례 연장을 거쳐 지난달 만료됐다.

IPO 기한 내 상장이 불가능해지자 콘텐트리중앙은 외국계 투자자 아레스매니지먼트와 30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콘텐트리중앙은 프리IPO 투자자들과 SLL중앙의 IPO 기한 연장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 SLL중앙 지분율을 60% 이상으로 확대하고, 투자자에 대한 최저 보장 수익률을 높여 상장 시간을 벌겠다는 구상이다.
 

(사진=연합뉴스)


◇ 대외 악재 산적한 JTBC…신한투자증권 '관계 금융' 시험대

재무적 위기뿐만 아니라, 본업인 방송 부문에서의 잇따른 악재도 신한투자증권의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다.

무리한 스포츠 독점 중계권 확보가 막대한 재무 부담과 여론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JTBC는 지난 2월 밀라노 동계올림픽을 단독 중계했으나, 개막식 시청률은 1.8%에 그쳤다.

특히 스노보드 최가온 선수의 금메달 확정 순간, 쇼트트랙 중계로 화면을 전환하면서 메인 채널에서 생중계하지 못해 시청권을 훼손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비용 문제를 이유로 패럴림픽 중계권을 아예 구매하지 않는 '쪼개기 구매'를 감행해 논란이 가중됐다.

이러한 밀라노 올림픽의 운영 논란은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어 확보한 '2026 북중미 월드컵' 독점 중계권 재판매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상파 3사와의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교착 상태에 빠진 데다, 최근 국가대표팀의 평가전 대패로 월드컵 흥행 우려마저 커지면서 JTBC가 수백억 원대의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위기다.

KBS 내 소수 노조인 같이(가치)노동조합은 "JTBC의 도박 빚을 수신료로 갚을 수 없다"고 성명을 내기도 했다.

SLL 상장을 염두에 둔 무리한 '관계 금융'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이 지난 5년간 감수한 리스크가 결실로 이어질지, 아니면 부실 채권 인수에 따른 막대한 손실로 남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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