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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축된 롯데케미칼 연구소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분리막·전해액·양극박·동박 생산 유일기업인 롯데케미칼이 아직 배가 고프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거액의 미래먹거리 투자재원을 확보했다.
인공지능 공시분석 프로그램 <타키온>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계열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舊 일진머티리얼즈)의 보유 주식을 담보로 1조3000억원을 빌렸다고 14일 공시했다.
대출 기관은 산업은행 등을 비롯한 기관이다.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의 사명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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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CI (사진= 롯데케미칼) |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케미칼에 100% 편입
사명 변경과 동시에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편입을 완료했다. 회계적으로 롯데케미칼의 공시 속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들어가 단일 재무제표를 작성한다.
앞으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롯데케미칼에 속한 하나의 부서로 회계상 간주된다. 이렇게 되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분법만큼 롯데케미칼의 실적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100% 적용된다.
시장에서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올해 1.2조원의 매출과 1540억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했다. 롯데케미칼의 작년 매출이 22.4조원이었는데 여기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매출 1.2조원이 그대로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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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급속충전기 슈퍼차저 (사진=테슬라코리아) |
◇ 롯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전기차용 동박 때문
롯데케미칼이 2.6조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일진머티리얼즈의 지분 53%를 인수한 이유는 동박(銅薄) 시장이 팽창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전기차는 기름 대신 2차 전지인 배터리로 이동한다. 2차전지 시장은 향후 3년 동안에도 폭풍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침투율이 이제 10% 초반이다. 앞으로 성장할 여력이 9배나 된다.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을 높이는 핵심 물질은 동박이다. 동박은 2차전지의 음극을 고정하는 역할도 한다. 두께는 불과 10㎛(1㎛=100만분의 1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얇기에 동박이라고 불린다. 필수이지만, 첨단 영역인 만큼 진입 장벽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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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사진=롯데케미칼) |
◇ 롯데, 분리막·전해액·양극박·동박 생산 유일기업
이에 롯데그룹은 독자 개발 대신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기로 했다. 현재 세계 동박 시장은 우리나라 SK넥실리스가 1위이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4위이다. 2위는 중국 왓슨이고, 3위는 대만 창춘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한국과 말레이시아에 각각 동박 공장을 갖고 있다. 수익성 좋은 곳은 말레이시아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전력비와 인건비가 말레이시아 공장이 저렴해서 마진율이 높다"며 "4만톤의 말레시아 공장에서 2만톤의 생산이 작년에 이미 시작됐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동박 생산 규모를 27년까지 23만톤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롯데케미칼은 동박 외에도 이렇게 되면 분리막·전해액·양극박(알루미늄박)·동박(음극박) 등을 모두 생산하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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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진=롯데케미칼) |
◇ 롯데케미칼, 미래먹거리 연구개발에 박차
이것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롯데케미칼은 수소·암모니아·CCU·친환경 플라스틱 등에 연구 개발비를 집중하고 있다. 모두 신수종 사업으로 미래의 먹거리 차원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아직 매출 대부분은 석유화학에서 나온다. 석유화학 업종은 작년까지 최악을 겪어야 했다. 세계 최대 수요국인 중국이 코로나 봉쇄로 경제 활동이 대폭 위축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의 수요 회복을 점친다.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 역시 동반 상승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끝난 중국 양회에서 경제 성장률을 예상보다 낮은 5%로 제시한 점은 아쉽다는 평가이다.
지난 6개월 누적 수익률은 롯데케미칼이 4.74%, 코스피가 -0.13%를 각각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의 목표 주가로, DB금융투자증권은 24만원을, IBK투자증권은 25만원을 각각 제시했다.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