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삼성생명, 삼성전자 매도에서 매수로 입장 바꿨다..."감산 계획때문"

김종효 기자 / 기사승인 : 2023-05-02 18: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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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 (사진=삼성그룹, 삼성생명)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삼성전자의 지분을 축소해 오던 삼성생명이 매수로 입장을 바꿨다.

 

2일 인공지능 공시분석 프로그램 <타키온>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주식 4412주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매수에 투자한 금액은 2억9000만원이다.

이번 지분 확대는 지난 1년간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줄곧 축소했다가 돌아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감산을 발표한 이후 삼성생명이 입장을 바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시장은 삼성전자의 감산 규모를 2분기에는 최대 15%를, 하반기에는 최대 25%로 추정한다. 삼성전자의 감산에 따라서 미국 마이크론도 방어적 태도를 버렸다고 알려졌다. 

 

대만의 디지타임즈는 마이크론이 고객사의 가격 인하를 거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가트너 역시 공급을 줄여서 내년에는 반도체 기업에 훈풍이 분다고 예측했다. 가트너는 내년에는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내년 D램 가격은 86.8%, 낸드플래시는 60.7% 각각 상승한다고 가트너는 예상했다.
 

천안 반도체 패키지 사업장 방문한 이재용 회장 (사진=삼성전자)

 

여기에 파운드리도 삼성전자의 영업 이익에 일조할 전망이다. 

 

10나노미터 이하의 파운드리 시장은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만 가능하다. 양사가 해당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기세 좋게 GAA(Gate All-Around) 공정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지만 수율 문제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애플 등 대형 고객들은 여전히 삼성 파운드리의 경쟁사 TSMC에 목을 메는 형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절치부심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수율이 드디어 잡혔고, 5나노 이하의 수율 70~90% 달성했다고 전해진다. 

TSMC 3나노 생산 라인 하나가 애플에 독점 공급을 결정하는 것도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시 말해 파운드리 수요는 많은 데 애플이 TSMC 라인 하나는 꿰차자, 결국 다른 고객들은 믿을만한 2위 사업자인 삼성전자에 물량을 맡길 수 없었다는 관측이다. 
 

삼성 반도체 제조 현장 (사진=삼성전자)

 

앞서 언급했던 우호적인 환경이 삼성전자 내에 조성되자, 지난 한 달간 삼성전자는 4.12%의 수익률을 기록한다. 더불어 코스피는 2.11%의 수익을 올렸다.

조호진 타키온월드 대표이사는 "삼성전자의 감산은 소탐대실"이라면서 "당장의 적자를 못 버티고 감산을 결정하는 바람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가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과거 삼성전자는 치킨게임이 벌어지면 감산을 하지 않고 열등한 경쟁자를 도태시키는 전략을 펼쳤다. 삼성 치킨게임에 따른 천문학적인 적자에 못 버틴 중국을 비롯한 경쟁자들이  하나 둘씩 링을 떠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치킨게임은 D램 시장에서 삼성자를 비롯한 세 곳만 남기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풀어 설명하자면 만일 이번에 삼성전자가 감산을 결정하지 않았으면, 중국과 같은 경쟁자들이 치명상을 입고 도태되거나 개발 의지를 상실할 가능성이 컸다는 것이 또 다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의 예측대로라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를 삼성전자가 장악해서 애플 수준의 영업이익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조호진 대표는 "이런 상황이 충분히 예상됐지만, 삼성전자가 감산을 선택한 배경으로 경영 외적인 요소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다"면서 "삼성전자가 감산을 하지 않아 적자가 발생하면 배당은 물 건너 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즉, 배당 축소는 이재용(55) 회장을 비롯한 삼성 오너일가 상속세 문제로 직결된다는 주장이다.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내야 하는데, 삼성전자 배당이 없으면 상속세를 마련할 길이 없다는 얘기다.

 

해당 주장은 삼성 오너일가가 상속세때문에 보유 지분을 매도해야 하는데, 이는 이재용을 비롯한 가족들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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