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SK이노베이션 어닝쇼크보다 우려되는 'SK온'

김상협 / 기사승인 : 2023-02-08 18: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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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더딘 SK온 수익성 개선"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2월 5일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SK이노베이션)

 

[알파경제=김상협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기록했지만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적자를 지속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계획한 시설투자 10조 원 가운데 7조 원을 배터리 사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SK온과 포드의 튀르키예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이 최종적으로 무산되면서 배터리 수익성 개선 시점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 SK이노베이션,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66.6% 늘어난 78조569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9.6% 증가한 3조9989억 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최대다.

그러나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19조1367억 원, 영업손실 6833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전년 동기 대비 대비로는 매출은 5조4150억 원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6210억 원 확대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손실 반영과 정제마진 축소로 인한 영업적자에도 연간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유가 상승과 석유제품 수요증가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 특히 석유제품 수출물량의 대폭 증가로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는 각 사업별로 △석유사업 매출 12조1538억 원, 영업손실 6612억 원 △화학사업 매출 2조4159억 원, 영업손실 884억 원 △윤활유사업 매출 1조2960억 원, 영업이익 2684억 원 △석유개발사업 매출 3279억 원, 영업이익 1166억 원 △배터리사업 매출 2조8756억 원, 영업손실 2,566억 원 △소재사업 매출 425억 원, 영업손실 49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배터리사업은 해외 신규공장 생산량 확대에 따른 고정 원가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올해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재무구조 아래 운영 최적화를 통해 수익을 지속 창출하겠다"며 "친환경 에너지 & 소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전기 중심 사회로의 전환(Electrification)을 위한 청정 에너지 생산과 순환경제 중심의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 및 투자도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온이 개발한 배터리관리칩 (사진 = SK이노베이션)


◇ SK온·포드, 튀르키예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 무산

 

문제는 배터리 수익성 개선이 늦어지면서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SK온의 해외 신규 공장의 가동 정상화가 예상보다도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다 SK온은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와 함께 짓기로 한 튀르키예 배터리 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무산되면서 투자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튀르키예 코치그룹은 현지시간 7일 "포드, SK온과의 배터리 생산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SK온은 포드와 함께 지난해 3월 튀르키예 앙카라 인근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5년부터 연간 30~45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해 유럽의 전기 버스·트럭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배터리 공급 가격 등에서 의견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코마롬시에 위치한 SK온의 전기차 배터리 제1 공장(좌) 및 제2 공장(우). 사진 = 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 주가 트리거는 '배터리 수익성 개선'

 

SK온의 흑자전환 달성 시기가 지연되면서 증권가에서도 목표가가 잇따라 하향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의 올해 매출액이 지속적인 출하량 증가에 따라 전년 대비 약 두 배 증가하고,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그러나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 시점은 '내년'이라고 언급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매 분기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SK온 흑자전환 달성에 대한 가이던스를 유지한다고 강조해왔지만, 신규 공장 램프업에 따른 고정비 발생, 수율 개선 지연, 메탈가격 변동 등의 요인으로 결국 대규모 적자를 시현했다"고 지적했다.

전 연구원은 "올해도 미국 2공장 초기 비용 발생과 기대보다 부진한 기존 공장 생산수율 향상 등으로 수익성은 더디게 개선되며 연간 2500억 원 영업적자 지속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SK온의 영업 흑자 전환 가이던스가 내년으로 연기되며 배터리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도 "주가의 트리거는 올해 배터리 등에 대한 총 10조 원 투자금 조달 불확실성 해소, SK온의 수율 안정화와 실적 턴어라운드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인내심을 갖고 투자심리에 가장 중요한 자회사 이슈가 안정화되는 것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알파경제 김상협 (yega@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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