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마트·신세계, FI 보유 SSG닷컴 지분 제3자 매각…1조원 '빚 폭탄' 떠넘기나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06-05 08: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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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SSG닷컴 미래 위한 발전적 합의"
폭탄돌리기에 이자 부담 증가 지적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신세계그룹이 SSG닷컴의 재무적 투자자(FI)가 가진 지분 30%를 제3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SSG닷컴의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탈매니지먼트와 FI 보유 지분 매매에 대해 원만하게 합의를 완료하고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계약에 따르면 FI는 현재 보유 중인 SSG닷컴 보통주 131만 6492주 전부를 2024년 12월 31일까지 이마트와 신세계가 지정하는 단수 또는 복수의 제3자에게 매도할 예정이다.

다만, 신세계그룹은 올 연말까지 FI 지분 매수 희망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이들 지분을 되사야 한다. 이 금액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마트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현재 이마트, 신세계가 직접 지분을 매수하는 건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앞서 이마트, 신세계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탈매니지먼트는 2019년 맺었던 지분 매매 계약 조항에 포함된 풋옵션 효력은 소멸됐다는 데에 상호 합의했다.
 

(사진=연합뉴스)


◇ 신세계그룹 "SSG닷컴 미래 위한 발전적 합의"

신세계그룹 측은 "어피너티·BRV는 격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SSG닷컴의 미래를 위해 보다 발전적인 방향성을 공유했고, 우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이번 합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2018년 10월 사펀모펀드인어피니티와 벤처캐피털인 BRV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투자를 기반으로 SSG닷컴을 만들었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탈은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1조원 규모를 투자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2023년까지 SSG닷컴을 매출액 10조원을 달성하고,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SSG닷컴의 지난해 매출액은 목표치의 10분의 1수준인 1조6784억원에 그쳤고, 현재까지 기업공개(IPO)는 지연되고 있다.
 

서울 시내 이마트 전경. (사진=이마트)


◇ 폭탄돌리기에 이자 부담 증가 지적

당시 신세계그룹 측은 이들 투자자에게 풋옵션(미리 정해진 행사 가격에 주식 등을 팔 수 있는 권리)을 부여했다.

투자 계약서에는 SSG닷컴이 2023년까지 총거래액(GMV) 5조1600억원을 넘지 못하거나 IPO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FI가 보유주식 전량을 신세계에 매수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는 풋옵션 내용이 포함됐다.

그간 FI는 지난달 1일부로 풋옵션 행사가 가능해지면서 투자금 회수와 관련한 협상을 이어왔다.

신세계그룹 측은 기존 FI를 대체할 신규 투자 후보군과의 협의를 시작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신규 투자자 후보군이랑 협의를 시작했고, 연말 전까지 신규 매수자를 선정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새 투자자 찾기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기존 FI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으면 투자 유치가 어려울 것"이라며 "기존 FI의 수익률이 5%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자 부담은 불가피한데 결국 폭탄돌리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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