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美 물가 압력 재확산, 관세와 물가 딜레마

박남숙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4 07: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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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지수가 컨세서스를 상회한 것으로 나오면서 연준의 금리 동결이 타당화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비 0.5%, 전년비 3.0%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소비자물가의 전년비 수치가 3%대로 다시 올라선 것으로 작년 6월 이후 처음이다.

1월 근원 소비자물가도 전원비 0.4%, 전년비 3.3%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뜨거운 물가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물가 압력 재확산 여부 확인 필요

1월 소비자물가 불안에도 불구하고 물가압력이 다시 고조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일단 최근 물가압력을 높이고 있는 유가 등 에너지 가격과 식료품 가격은 동절기 수요 둔화와 조류 인플루엔자 진정 시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미 유가는 70달러 초반대로 하락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러-우 종전 협상이 추가로 유가 등 에너지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은 여전히 물가에서 불확실성 요인이다.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시차를 두고 관세 인상이 수입물가를 통해 소비자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여지는 잠재해 있다.

특히 대중국 관세도 물가 불안 요인이지만 한달간 관세가 유예된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시행 여부는 또 다시 공급망 리스크를 자극할 수도 있다.

박상현 연구원은 "물가 압력 리스크가 다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한 관세정책을 강화할지가 변수"라며 "미 연준이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어찌보면 물가 압력의 재확산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파악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물가 압력이 트럼프의 정책 입지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강화될수록 트럼프가 원하는 금리 인하는 더 요원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트럼프가 관세와 물가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는 증거는 최근 보편 관세에서 상호 관세로 톤 다운하여 방향을 틀려는 움직임에서 잘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물가 반등이 트럼프 관세를 누그러뜨리고 보편 관세를 막는 호재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으며 트럼프는 무리한 관세가 세컨드웨이브(Second Wave)를 만들 것이라는 두려움에 점차 휩싸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변준호 연구원은 "상호 관세는 보편 관세보다 좀 더 그럴 듯한 명분이 될 수 있지만 상호 관세 역시 물가 인상 요인"이라며 "보편 관세 10~20%에 비하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적어질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간 근원 PCE를 최대 0.5%p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가 여전히 여타 국가로, 여타 제품으로 관세 인상을 확대시키려는 불확실성은 잔존하고 있지만 큰 그림에서 그의 관세 기조가 생각보다 약하고 약화되기 시작하고 있음을 증시가 이를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란 추정이다.

 

다만, 물론 관세 불확실성이 현저히 낮아질 만큼 아직 윤곽이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미국 수입액 규모 상 EU에 대한 관세 인상 이슈가 순차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대미 흑자국 리스트보다도 대미 수입국 리스트를 중심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변준호 연구원은 "현 시황 체계에서는 연초 테마주, 내수주,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관련주로 압축 대응하고 수출주에 대한 저가 매수 움직임은 빠른 전개 과정을 볼 때 3~4월부터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출처=IM증권)

 

◇ 연준 금리 동결 타당화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시적 요인들로 인한 물가 상승을 제외하더라도 근원 상품 물가가 오르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예고 등으로 수입 물가 부담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 연준의 금리 동결에 대한 타당성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고용시장이 급격하게 악화되지 않는 한 3월 금리는 동결,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판단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부과를 앞두고 선제적 수요 유입에 따른 왜곡 효과가 잔존하다"며 "연초 이후 에너지 가격 안정세가 재개되는 가운데 ISM 비제조업지수, 고용 등 내수의 완만한 둔화도 나타나는 만큼 1분기 내내 연준의 금리 동결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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