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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사진= 연합뉴스 |
[알파경제=김상진 기자] 카카오를 둘러싸고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T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를 우대했다는 이유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다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둘러싸고 하이브와의 지분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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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지배적지위남용행위에 대한 건을 심의하는 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 카카오 검찰 고발하지 않은 공정위…"국민 기만행위" 비판도
공정위는 지난 14일 자사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에 콜을 몰아준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 과징금 257억 원을 부과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난 2021년 영업이익인 126억 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9년 3월 20일부터 2020년 4월 중순까지 승객에게 도착시간이 짧은 기사에 우선배차가 이뤄지도록 운영했다. 다만, 카카오T블루가 일정 시간 내에 있으면 비가맹택시가 있어도 카카오블루T가 우선 배차되도록 했다.
그러나 비가맹택시와 언론에서 카카오T블루 콜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자,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사가 콜을 수락한 수락률도 활용하도록 로직을 변경했다.
수익성이 낮은 1㎞ 미만 단거리 배차에서 카카오T블루 기사를 제외하거나 AI 추천 우선 배차에서 단거리 배차를 제외해 카카오T블루 기사가 단거리 호출을 덜 받도록 했다.
유성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수락률 조건으로 배차 방식을 변경한 것은 내부적으로 공정위에 적발될 것을 우려하면서도 가맹기사를 우대하는 방법을 고민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위법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검찰고발을 하지 않기로 했다.
유 국장은 "위법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과 다른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건 사례 등을 여러 가지로 고려해 고발을 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 15일 공정위의 카카오 제재에 대해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카카오의 의도적 회피는 공정위가 아니면 고발할 수가 없다"며 "공정위가 뭐하러 전속고발권을 갖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심사보고서에 고발해야한다는 의견이 담겼음에도 고발사안이 아니라고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를 제대로 고발하고 일벌백계하지 않는다면 혁신을 핑계로 국민을 상대로 기만하고 법을 회피하는 일이 카카오뿐만은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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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하이브 방시혁 의장 (사진 = 연합뉴스) |
◇ 카카오, SM 경영권 둘러싸고 하이브와 출혈경쟁
카카오는 SM 경영권을 놓고 하이브와 대립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7일 SM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 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를 인수해 114만 주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SM의 지분 9.05%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지분인수 규모 총액은 2171억5200만 원으로, 카카오는 SM의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는 다음 날인 8일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위법"이라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9일에는 보유 지분 14.8%를 주당 12만 원에 하이브에 매각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하이브는 SM 단독 최대주주가 됐다.
하이브는 이와 함께 일반 주주 지분을 같은 가격에 최대 25%까지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발표했다.
카카오는 주당 매입 단가를 13만 원 이상으로 높이는 대항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했다.
키움증권은 카카오가 SM에 대한 메이저 지분을 확보한다는 가정에서 SM 지분 인수 주체를 카카오가 아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제시했다.
카카오 보유 지분에 대한 현물출자와 앵커에퀴티파트너스 보유 지분에 대한 카카오엔터 지분 전환으로 카카오 픽코마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100% 자회사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운영자금 또는 인수자금 추가 확보를 위해 카카오 또는 재무적투자자(FI) 기반의 현금 출자가 수반될 가능성도 있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상당한 자금력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1차 자금 유입은 오는 20일 8975억 원으로 예정돼 있다. 공시상 자금조달의 목적은 회사의 사업 전략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으로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으로 온전히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앵커에퀴티파트너스 투자금 5627억 원을 합산할 경우, 우선적으로 1조4600억 원의 투자 활용 자금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인수할 경우,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SM 최대주주와 이미 공시된 공개매수 합산인 43.4%를 대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단가는 최대 14만1000원으로 산출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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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
◇ SM 주가는 '고공행진'…카카오, 투자금액 불확실성에 '지지부진'
결국 SM 인수전의 변수는 신주발행취소 가처분신청 판결, 카카오의 추가 지분매입 여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경쟁심사 여부 등이다.
가처분 심문 기일은 오는 22일로, 이달 말쯤 가처분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M 주가는 16일 장중 13만 원을 돌파하며 5% 이상의 강세를 보였다.
SM은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 12만 원을 이틀 연속 웃돌며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공개매수 종료일인 다음 달 1일까지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웃돌면 하이브의 공개매수는 실패한다.
공개매수전으로 SM 주주들에게는 호재다. 그러나 카카오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 개인 투자자는 카카오에 대해 "배당도 없고, 도덕적으로도 비난받을 만한 기업"이라고 꼬집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투자 금액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존재함에 따라 주가는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알파경제 김상진 기자(ceo@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