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①금융위, 사기펀드 판매책임 증권사 CEO 또 봐주나..검찰, 전방위 부패수사 움직임

이형진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6 13:59:32
  • -
  • +
  • 인쇄

[편집자주] 모피아는 재무부 출신인사를 지칭하는 말로 재정경제부(MOFE, Ministry of Finance and Economy)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이다. 알파경제는 연속 기획을 통해 재무관료 출신이 마피아처럼 거대세력을 구축해 우리 경제를 장악 현상 일부를 사기펀드 사태에서 짚어본다. 또 모피아의 폐해가 금융부처 등 권력 기관과의 보이지 않는 결탁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사기펀드 문제에서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지 여부도 살펴본다.

박정림 KB증권 사장,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과 검찰. 금융감독원 (사진=연합뉴스, 각 증권사, 알파경제)

 

[알파경제=이준현·김상협·이형진·김상진 기자]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이달부터 그간 잠정 보류했던 라임과 옵티머스 사모펀드 부실판매 제재안건들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 절차 재개에 나선다. 

·

이번 심의 재개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등 펀드 부실 판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에 대한 제재 절차가 재개될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금융위 중심의 증선위 징계절차에 대해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는 것이 사실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위 중심의 증선위가 사기펀드를 판매한 금융회사는 중징계를 내리면서 책임자인 CEO 중징계는 법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황당한 결론을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이끄는 증선위가 또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검찰 (사진=연합뉴스)

 

◇ 옵티머스와 라임 등 3대 펀드사기 수사재개 가능성

 

검찰이 문재인 정부 시절 부실 수사 논란에 휩싸인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사모펀드 사기사건’에 대한 재수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 범죄 합동수사단은 지난달 옵티머스 사건 재수사 착수에 이어 라임과 디스커버리 등 사기펀드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검토하고 있다. 

 

남부지검 합수단은 금융·증권 범죄를 전담해 왔던 조직으로 전 정부 시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폐지했다 지난해 5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부활시켰다. 

 

이날 금융감독원에는 천재인(43·사법연수원 39기) 광주지검 검사가 파견된다. 

 

천 검사는 자본시장·회계 담당인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 산하에 법률자문관으로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 부패범죄 수사에선 검찰과 금감원·금융정보분석원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천 자문관 부임 이후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라임 펀드 사기 사건' '디스커버리 펀드 사기 사건' 등 3대 펀드사기 사건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당국 내에서 나온다.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운용사는 투자금을 돌려 막 거나 부실 투자 위험을 숨기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양산한 바 있다. 

 

이들 사기펀드는 또 피해규모도 조 단위에 이르지만, 피해자들이 아직도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현권 법률사무소 니케 대표변호사는 사기 펀드가 이렇게 많이 팔릴 수 있었는지, 펀드 운용사와 판매사 간 이례적인 긴밀한 관계의 배경 등을 수사기관이 밝혀내지 못했다면서 부정부패 연결고리를 찾으려면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통해 차명계좌들을 적발해야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금융위원회)

 

◇ 금융위 돌연 ‘사기펀드 판매사 CEO 징계 보류’..그 사이 승진 등 영전

 

라임 사태는 지난해 2월 파산한 라임자산운용이 2019년 10월 주식가격 폭락으로 펀드런 위기에 몰리자 1조 6000억 원에 달하는 펀드 환매를 중단한 사건이다. 

 

라임펀드 최대 판매사인 대신증권에서 그것도 특정지점인 반포WM센터에서 전체 환매중단액 중 무려 8%에 해당하는 1300억 원가량이 판매됐다. 

 

당시 라임펀드 판매를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양홍석 사장은 지난해 3월 별안간 중단된 제재심으로 별다른 조치 없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사기펀드 사태 곳곳에 부패 연결고리 의심 정황이 발견된 것도 특이점이다. 2021년 8월 서울중앙지검은 옵티머스 내부 문건까지 공개돼 불거진 청와대와 여당 인사 등에 대한 로비 의혹에 대해 무혐의로 결론 내리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3월 사기펀드 주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과태료 51억 원과 업무 일부 정지 3개월, 수탁사인 하나은행에 업무 일부 정지 3개월 제재를 확정했지만 정영채 대표에 대한 중징계는 확정이 미뤄졌다.

 

그 사이 정영채 대표는 NH투자증권 CEO 연임에 성공했다.

 

2020년 11월 라임펀드 사태 관련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도 문책 경고를 받았다. 

 

하지만, 금융위의 제재안 확정 돌연 중단 이유로 자연스럽게 KB증권 CEO 연임은 물론,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으로 승진·영전했다. 

 

이정민 평판체크 연구소장은 만약 당시에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확정됐다면 이들은 관련법에 따라 연임이나 승진은커녕 3~5년 동안 금융회사에 취업도 할 수 없다면서 금융위 등 증선위가 유독 사기펀드 판매 책임 CEO에 대해서만 중요한 순간에 선처(?)를 베푼 이유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알파경제 이형진 기자(bulletwater@alphabiz.co.kr)

주요기사

[분석] 이번주 초미의 관심사 FOMC, 인하 후 긴축 강도 축소 전망2025.09.16
[전망]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50억 유지...증권업 리스크 해소 국면2025.09.16
[현장] "개인정보 유출 없다더니"…하루만에 말 바꾼 KT2025.09.15
[분석] 신정부 허니문 기간 종료, 단기 주가 변동성 대비2025.09.15
[심층] PG업계, 금감원 가이드라인에 반발..."본질 벗어난 규제"2025.09.15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