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가 “재고수준·설비투자 증가율 감안 고점론(?)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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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또 다시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반도체 업황 피크(고점)를 준비하라(preparing for a peak)’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런 뉘앙스의 보고서를 발표한 지 일주일 만이다.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업황은 내년에도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지는 의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주요 반도체 기업 실적 성장 기울기가 감소하면서 ‘피크아웃(고점 뒤 하락)’ 우려가 투자 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3분기 고점을 기록한 뒤 4분기부터 증가율이 기존 21%에서 18%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1분기 글로벌 IT 기기 매출 증가율은 8.3%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글로벌 기업들도 내년 설비투자를 올해 대비 축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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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모건스탠리는 “AI 산업 투자 랠리는 영원하지 않다”면서 “결국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까지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업황은 좋겠지만, 결국 주가는 실적 증가율에 수렴할 것”이라 덧붙였다.
모건스탠리가 반도체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놓는 시기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낸 바 있다. 지난 2021년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시장에 겨울이 온다(Memory, winter is coming)’라는 보고서로 발표할 당시도 주가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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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다만, 국내 증권가를 중심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가 과장됐다는 의견이 다수다.
특히 과거 메모리 ‘슈퍼 사이클’에 비춰 사이클 종료가 단순히 전년 동기 대비 ‘분기 이익 상승률 고점’에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알파경제에 “최근 1개월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경기둔화에 따른 반도체 사이클 고점 우려로 각각 5.7%, 6.8% 하락했다”면서 “하지만, 재고 수준, 설비투자 증가율, 영업이익률 등이 과거와 비교할 때 절반 수준에 불과해 반도체 사이클 고점 징후로 판단하기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AI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AI 설비투자는 지속될 것”이라며 “AI 시장이 개화하기도 전에 불거진 AI 거품론은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에 대해 바이 앤 홀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일부 경기선행지표의 둔화 가능성은 내년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면서 “다만, 경기선행지표들의 하락 속도가 제한적인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업황 둔화가 단기간, 소폭에 그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파경제 차혜영 기자(kay3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