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은행권, 치솟는 연체율에 부실채권 털어내도 또 쌓여

김혜실 기자 / 기사승인 : 2025-02-04 05: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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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경제=김혜실 기자]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은행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늘어나며 은행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대규모 부실채권을 상각 또는 매각을 통해 털어내고 있지만, 은행권 부실 규모는 올해에도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사진=연합뉴스)

◇ 5대 은행, 작년 부실채권 7.1조원 상·매각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해 7조1019억원어치 부실채권을 상각·매각했다.

 

전년 5조4544억원과 비교해 30.2% 늘언난 수준이다. 2022년 2조3013억원 대비로는 3배가 넘는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을 '고정 이하' 등급의 부실 채권으로 분류하고 별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떼인 자산으로 간주한다. 

 

이후 부실 채권을 장부에서 지워버리는 상각, 혹은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 매각 방식으로 처리한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장기화로 내수 회복이 더뎌지면서 지난해 대출 연체가 치솟자 은행들은 대규모 부실채권 상각·매각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 대규모 상·매각에도 은행권 연체율 0.35%

 

부실채권의 대규모 상·매각으로 5대 은행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한 달 전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평년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5대 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0.35%로, 전월의 0.42%보다 0.07%포인트 떨어졌다. 은행들이 대규모 부실채권 상각·매각을 하면서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평균도 지난 11월 말 0.38%에서 12월 말 0.31%로 0.07%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해선 연체율은 0.29%에서 0.35%로, NPL 비율은 0.26%에서 0.31%로 상승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나타냈다. 

 

(사진= BNK투자증권 제공)

◇ 은행권, 연체율 상승세 지속에 건전성 강화

 

문제는 올해도 연체율이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여기에 미국이 최근 정책금리 인하를 멈추며 고금리 상황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은행권은 당분간 연체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부실채권 정리를 비롯한 건전성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의 하락은 신규 취급된 대출과 갱신되는 대출에 순차적으로 반영되면서 은행업종의 건전성을 개선시킬 것"이라면서도 "연체 증가율이 대출 증가율을 상회하는 현상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상승, 글로벌 경기 불안, 내수 회복 지연 등 부정적 요소로 연체율은 당분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다만 은행들의 건전성 강화 노력으로 추가적인 자본훼손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2023년 이후 연체율 상승에 따른 경상적 대손비용 증가와 고금리 지속 및 국내 경기둔화, 국내외 부동산 PF 부실화 가능성 등을 반영하여 상장 은행은 지난 3분기 누계기준 약 11조원의 선제적 충당금을 적립 중으로 추가 자본훼손 가능성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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