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5년간 빗썸 6차례 점검에도 '시스템 구멍' 못 봤다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2 09: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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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빗썸 대표이사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발생한 거액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놓고 긴급 현안질의에 답하기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5년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을 6차례나 점검·검사했지만, 이번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의 핵심 원인이 된 전산시스템 취약점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5년간 빗썸에 대한 금융위 점검·검사는 3회, 금감원은 수시검사 2회와 점검 1회 등 총 3회에 그쳤다.

금융위는 2022년 1회, 지난해 2회 등 총 3차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관련 검사를 실시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 운영 현황 및 이용자 보호 체계 점검'을 목적으로 8일간(8월 26일~9월 2일)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특히 2021~2023년 3년간은 단 한 차례도 점검이나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금감원의 수시검사 2회 중 1회는 서면 조사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 같은 수차례의 점검 과정에서 사고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오기입이 가능한 취약한 전산 시스템'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무자 1명의 단순 입력만으로 보유 잔고를 초과하는 대량의 코인이 지급될 수 있는 구조적 결함이 수년째 방치된 셈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뒷북 행정'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감독원장은 빗썸에 대한 현장 점검이 시작된 지 불과 2일이 지난 9일, 임원회의(또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오기입이 가능한 빗썸의 전산시스템'을 지목했다.

5년간 6차례의 점검에서도 찾지 못한 결함을 이번에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틀 만에 파악한 것이다.

지난 2월 6일 오후 7시부터 8시 사이 빗썸에서는 랜덤박스 이벤트 과정에서 직원 실수로 249명에게 비트코인 62만개(약 60조원 상당)를 오지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이용자가 즉시 매도에 나서면서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은 9800만원대에서 8111만원까지 17%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이용자들의 자동 손절매(스탑로스)가 발동하거나 코인 담보대출 계좌에서 강제청산이 발생하는 등 연쇄 피해가 이어졌다. 강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제청산 피해는 총 30건에 금액은 5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에서 빗썸으로 이직한 인원도 적지 않았다. 강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가상자산거래소 재취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현재까지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직한 금감원 출신은 총 16명이며, 이 중 7명이 빗썸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한 이재원 빗썸 대표는 "오지급 사고로 상심이 컸을 국민께 사고의 최종 책임자로서 사과드린다"며 "코인이 오지급된 상태에서 장부상 숫자 증가를 탐지하고 대응하는 내부통제가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이 대표는 "현재 1788개 비트코인이 매도되는 시점에 발생한 패닉셀과 그로 인해 약 30명이 겪은 강제청산을 피해 구제 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금감원 검사와 고객센터를 통해 접수되는 민원을 반영해 구제 범위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소규모 코인 오지급 사례가 2차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이 대표는 인정했다.

강민국 의원은 "빗썸에서 발생한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는 단순한 전산 사고를 넘어, 금융당국의 안일한 관리·감독과 규제 부재 등 가상자산 시장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와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빗썸은 미회수 비트코인과 매각대금에 대해 가압류 등 강제력이 수반되는 보전처분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전체 가상자산 업권 전산시스템을 점검하여 장부거래 및 실시간 보유 자산을 검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빗썸에 대한 현장 점검을 검사로 전환하고, 업비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4개 거래소에 대해서도 가상자산 보유·운영 현황과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현장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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