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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부터 애플 아이폰에 'EMM'이라는 카메라 촬영 방지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내부 보안관리체계 강화를 위해 5월부터 내방객과 협력사를 포함한 회사의 모든 출입 인원은 EMM이 설치된 스마트폰만 사내 반입이 가능하도록 정책이 강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한치호 NBNTV 수석전문위원은 알파경제에 “전 세계 어떤 바이오기업도 보안앱을 의무적으로 깔도록 유도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스마트폰 보안앱 다운로드 조치는 최근 벌어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 간 인력 쟁탈전 여파로 이해된다”고 말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직원을 전년 대비 510여 명 늘렸습니다. 향후 송도 5~6 공장을 추가할 예정이라 채용인원도 더 늘어날 전망인데요.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모든 직군 직원을 적극 채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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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롯데바이오로직스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
◇ 롯데바이오, 전 직원 스톡옵션 시행..인재 빼오기 총력전
롯데바이오로직스, 이하 롯데바이오는 지난 2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전 임직원 대상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는 “롯데바이오가 도입하려는 스톡옵션은 통상적으로 특정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 아니다”라면서 “미국 공장 인수에 이어 국내 사업을 본격 시작하는 롯데바이오가 낸 인력 유입 전략에 가깝다”고 평가했습니다.
향후 5년간 시행될 롯데바이오의 스톡옵션 제도는 매년 자체 평가 기준을 통해 전 직원 중 80% 수준의 인원을 대상으로 선정해 부여됩니다.
롯데바이오는 매년 지급 대상자를 확정해 이사회와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지급할 예정입니다. 이후에는 우리사주제도 도입으로 계속 동기를 부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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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 삼성바이오, 롯데 스톡옵션 발표 동시에 보안앱 제도 전면 시행
롯데와 비즈니스 모델이 동일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롯데바이오에 인력 빼가기를 중지해 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두 번의 내용증명을 발송했던 삼성바이오 측은 “임직원 전직에 따른 영업비밀 침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 추가적인 내용증명을 발송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앞서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한 3명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삼성바이오는 법원으로부터 일부 인용 결정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직 직원 대상 형사고소도 진행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삼성바이오는 보안강화의 불가피함을 피력 중입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의 스마트폰 보안앱 설치 강화 시기가 롯데바이오의 파격적인 스톡옵션제 발표와 묘하게 맞물렸다는 점에서 인력유출 방지 차원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가능케 합니다.
보안이 엄격하기로 유명한 삼성전자도 외부 방문객에게 보안앱을 설치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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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직접 점검하는 이재용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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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라이브 버추얼 시스템을 통해 생산 현장을 원격으로 공유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 삼성바이오, 인력 지키기 쩐의 전쟁 시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모든 임직원에게 연봉의 45%를 초과이익성과급(OPI)으로 지급했습니다.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인데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DS부문의 지급률은 47~5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수준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첫 2조원을 달성했습니다. 2020년 매출 1조원 달성 후 2년만의 일인데요. 매출액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2조437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5365억원 대비 80% 증가한 968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사실 삼성그룹 내에서 매출 2조원은 그다지 큰 규모가 아닙니다. 영업이익률이 높았다고 하지만 삼성바이오의 장치산업 특성상 대규모 투자를 감안하면 성과급을 마구 나눠줄 여력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삼성바이오는 삼성그룹 내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쐈습니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회사 성장에 맞춰 임직원들의 성과급을 챙겨준 것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분위기입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신규 인재 충원이 부족하다 보니 결국 동종 업계 간 인력 경쟁으로 이어진다“면서 ”경력 인재 경쟁이 과열되면 직원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고 기업들은 직원 성과급이나 스톡옵션 등 올려주고 경쟁사와는 선의의 경쟁보다 법정다툼이 난무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알파경제 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