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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진이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경영 참여 시도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나섰다.
이는 국내 주요 제련기업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16일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을 포함한 핵심 기술진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원팀, 현 경영진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윤범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과 함께 회사의 미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기술진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투기적 사모펀드 MBK 및 심각한 환경오염과 적자 등 실패한 기업 영풍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고려아연의 미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MBK와 영풍 측이 그동안 보여온 고려아연의 사업과 기술, 신성장 동력에 대한 이해 부족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부회장은 MBK와 영풍의 접근 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 부회장은 "MBK와 영풍은 탄탄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해온 고려아연을 뺏고 싶다는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이들의 적대적 M&A가 혹여라도 성공할 경우 고려아연이 그간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신사업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 뻔하며, 이는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이차전지 소재,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 수소, 자원 재활용 등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MBK와 영풍 측은 이런 신사업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해 왔다고 기술진은 주장했다.
MBK 측이 제시한 고려아연 현 임직원에 대한 처우 개선 약속에 대해서도 기술진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 부회장은 "무능한 경영진과 함께 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오직 단기 수익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투기적 사모펀드다운 발상으로, 돈만 많이 주면 된다는 천박한 인식에 모멸감마저 느낀다"고 일축했다.
이번 성명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단순한 지분 확보 경쟁을 넘어 기업의 미래 전략과 기술력을 둘러싼 근본적인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이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이것이 한국의 주요 산업 기업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