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동산 대출 512조 '역대 최대'
지방·비아파트 등 부동산 경기 부진 지속
지방·비아파트 등 부동산 경기 부진 지속
건설·부동산 업종 부실이 늘어나면서 금융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제2금융권의 건설·부동산 부문 연체율 등 부실지표가 최악을 기록하면서다.
정부가 유의·부실우려 등급을 받은 부동산프로젝트(PF)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으나, 지방과 비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금융권까지 잠재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 부동산 금융권 대출 512.3조 '역대 최대'
31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은행과 비은행 등 전체 금융권의 건설업과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각각 114조5000억원, 51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업은 전년 대비 1조2000억원 줄었지만, 부동산업은 19조3000억원 늘면서 부동산 업종의 금융권 대출 잔액은 한은이 업종 대출 통계를 금융업권별로 나눠서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사실상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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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건설업. (사진=연합뉴스) |
◇ 2금융권 부동산 고정이하여신비율 20.38%
대출 규모뿐 아니라 부실 대출 지표에서도 통계 작성 이래 최고 기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 상호금융(새마을금고 제외), 보험회사, 여신전문금융회사(캐피털·카드사) 등 비은행권 건설·부동산업 대출 중 1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연체율은 올해 3분기 기준 각각 8.94%, 6.85%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3%p, 2.85% 포인트 상승했다. 비은행권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 역시 2015년 1분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비은행권에서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건설·부동산 업종이 각각 24.0%, 20.38%에 달했다. 부동산은 1년 만에 14.42%p 급등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건설도 가장 높았던 2분기 25.30% 보다는 떨어졌지만 작년 3분기 7.31%와 비교해 16.69%p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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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사진=연합뉴스) |
◇ 한은 "지방·비주택 부동산 관련 PF 사업장 어려움 지속"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는 지방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심으로 추가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 지방 부동산 부진 ▲ 비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 부동산시장 침체 ▲ 사업 지연 시 건설·신탁사로 부실 전이 가능성 등을 우리나라 부동산PF 관련 잠재 리스크(위험)로 꼽았다.
특히 지난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에서 유의(C) 또는 부실우려(D) 등급을 받은 부실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22조9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체 부동산 PF 익스포저 210조9000억원의 10.9% 수준이다.
업권별로는 ▲ 상호금융 10조9000억원 ▲ 저축은행 4조4000억원 ▲ 증권 3조8000억원 ▲ 여신전문금융 2조7000억원 ▲ 보험 7000억원 ▲ 은행 4000억원 등으로 비은행권에 부실이 집중돼 있다.
한은은 "지방 부동산 시장 부진이 지속되면 토지매입, 인허가 등 절차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고 분양 단계로 넘어가더라도 공사 대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하면서 해당 프로젝트가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이 적극적으로 추진되면 부동산PF 리스크는 완화되겠지만, 당분간은 지방 부동산 시장과 비주택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만큼 관련 PF 사업장의 어려움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