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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금주 코스피가 200일 이동평균선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추세 하락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2배로 여전히 저평가다.
수급 환경도 우호적이다. 연기금과 국가지방은 37거래일 연속 주식을 모으고 있으며 코스피 거래대금도 일간 10조 원을 상회한다.
외국인 수급과 관계된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기준금리 인하와 별개로 1430원선에서 안정
화되어 있다.
환율 이슈로 외국인이 시장을 떠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 美 증시 추세 하락은 아냐
최근 트럼프 정부에 대한 기대를 시장이 반납한 가운데 미국 주요 주가지수들이 작년 11월 선거 이후 상승분을 거의 다 되돌렸다.
트럼프-공화당 정부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다는 의미인데, 트럼프 정부의 정책 중에서 시장이 기대하던 정책과 우려했던 정책 중에 우려했던 정책들이 취임 직후부터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시장은 불법 이민자 추방은 신속하게 진행하더라도, 관세는 부정 영향이 훨씬 크기 때문에 감세와 규제 완화처럼 시장에 우호적인 정책들이 준비되기 전까지 위협 용도로만 활용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전부터 트럼프 정부에 입각하는 인사들이 ‘관세 정책은 협상 도구’라는 발언을 계속했고, 관세 카드의 위력은 약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에게 피해가 크다고 평가되는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로 포문을 열었는데, 이는 관세의 협상력이 낮아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평가였다.
하지만 뒤이어 철강, 알루미늄 관세를 예고했고(3월 12일 시행 예정),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관세와 상호관세까지 잇따라 발표하는 등 (모두 4월 2일 시행 예정), 2기 정부 초기부터 관세로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시장 친화적일 거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부담이 되는 정책들이 먼저 쏟아지면서 시장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선거 이후 발생한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협상 원칙에 변함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에 시장은 정책 불확실성에 몸을 낮추면서 대응하고 있지만, 선거 이후에 기대를 갖고 들어간 자금이 빠져나오는 정도라는 분석이다.
김일혁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돌아서지 않는 건, 지금까지 나온 행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전형적인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목표는 감세"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양한 분야에서 혼란을 만들면서 조용히 진정으로 추구하는 건 감세로 베센트 재무장관은 의회청문회에서도 감세 연장이 가장 중요한 경제 문제라고 규정했다.
메디케이드 지출 축소, 국방부 예산 삭감, 관세 수입 확대, 정부 조직 축소 등의 재정지출 방안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여론이 악화되자 급히 메디케이드 지출 축소에서 발을 뺀 걸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지출 대폭 삭감 의지가 크다기보다는 감세 재원을 설명하라는 공화당 강경파를 설득하기 위한 용도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김 연구원은 "정부 출범 초기에 쏟아진 악재들이 잦아들고 경기 우려가 고개 들지 못하도록 하는 감세와 투자 확대 정책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내 증시, 관세와 무관한 업종은 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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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투자증권) |
현 상황에서의 투자전략으로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타국을 대하는 태도가 바뀔 때마다 언제든 새로운 품목이 관세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관세와 무관한 산업이 시장에서 계속 주목을 끌 것"이라고 조언했다.
관세를 피할 수 있는 트럼프 수혜 산업 내에서 최선호 투자대상은 방산이다.
최근 20거래일 중 코스피 대비 승률이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방산주 주가를 지지하는 요소도 다양하다는 분석이다.
박기훈 연구원은 "일단 유럽이 추후 방위비를 늘릴 가능성이 높은데 미국이 주도하는 러-우 전쟁 종전 협상에서 유럽이 배제된 것에 기인한다"며 "이는 가성비 좋은 한국산 무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재료"라고 판단했다.
또한 트럼프 2기 정부가 이끄는 미국이 언제든 지정학 리스크를 고조시킬 수 있는 점도 방산업의 중장기 성장 전망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방산업을 영위하는 기업 주가가 많이 오른 건 사실이나 추세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