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디딤펀드 100일, 자산배분 효과에도 차별화는 아쉬움으로

김혜실 기자 / 기사승인 : 2025-01-23 05: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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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디딤펀드가 출시된지 약 100일 동안 600억원 가까이 유입되면서 14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의 야심작으로서, 자산배분 수단의 역할을 톡톡히 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한두개 펀드에만 자금이 몰려 있고, TDF 등 기존 자산배분펀드 상품과 비교해 차별점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 자산배분전략 통해 안정적인 수익 추구

 

23일 금융투자협회는 디딤펀드가 출시된 작년 9월 25일부터 연말까지 약 100일 동안 599억원이 유입되어, 지난해 말 기준 설정원본 1394억원 규모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디딤펀드는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 보다 안정적인 성격의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 필요하다는 서유석 금투협회장의 의지에 따라 5% 안팎의 시장 중립적 성과를 추구하는 퇴직연금 상품으로 탄생했다. 

 

이에 25개 자산운용사가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퇴직연금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9월 말 출시했다. 자산배분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며, 예금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부분의 디딤펀드는 글로벌 투자지역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국내와 해외 비중을 조정하며 시장변화에 대응한다. 

 

또 공통적으로 주식한도를 최대 50% 이내로 제한하는 한편, 일부 디딤펀드는 전통자산 외 대체자산도 편입함으로써 자산군별 리스크를 분산한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 자산배분 효과에 1400억원 규모로 성장

 

디딤펀드는 펀드 출범 초기를 제외하고는 주간 20~40억원 대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었고, 연초에도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연말 세액공제 목적성의 자금 외에도 연금적립식 형태의 자금이 신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펀드 출시 이후 전체 디딤펀드의 평균수익률은 3.29%를 기록했고, 이중 상위 10개 디딤펀드의 수익률은 6.41%에 달했다. 

 

지난 4분기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일부 조정을 받았으나, 디딤펀드는 동 기간 동안 비교적 견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디딤펀드가 자산배분펀드로서 ‘간단한 분산투자·단단한 연금준비’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지역별·자산별로 분산된 장기 연금투자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데다, 고환율 국면 속 환노출 전략으로 인한 환차익 효과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산업시장본부 본부장은 “디딤펀드는 업계 공동으로 출시한 BF유형의 연금특화 자산배분펀드로서, 출시 초기 양호한 성과를 바탕으로 첫걸음을 잘 내디뎠다”며 “올해 미국 트럼프 2기 정책기조 전환 등으로 인하여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운용사의 자산배분 역량이 내재된 디딤펀드가 가입자에게 효과적인 선택지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사진=연합뉴스)

 

◇ 상품 차별화 통한 시장 관심 관건 

 

하지만 여전히 시장의 관심은 크지 않다. 디딤펀드에 대한 인지도가 낮을뿐 아니라 퇴직연금 시장 대세인 TDF와 큰 차별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시장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ETF(상장지수펀드)나 은퇴 시점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TDF(타깃데이티드펀드) 등 기존의 자산배분펀드 상품들과 차별점이 크지 않다는 점도 꾸준히 비판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 서유석 금투협 회장은 "자산배분형 밸런스펀드인 디딤펀드는 트렌디한 상품이 아닌 퇴직연금의 근간이 되는 상품이자 '베스트셀러'가 아닌 '스테디셀러'라 생각한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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