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대형 참사 뇌관 '철근 누락'에 고작 2점…오세훈호 서울시, 현대건설과 '짬짜미' 논란 자초

문선정 기자 / 기사승인 : 2026-06-12 08: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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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담보로 한 부실시공…공기 연장으로 시민 불편·위험 가중
'선분양 제한' 3점 교묘히 피한 2점 처분…서울시-건설사 '짬짜미' 의혹
관리·감독 방기한 발주처의 꼬리 자르기?…오세훈 시정 '안전불감증' 경고등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문선정 기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삼성역 구간 공사에서 건물의 뼈대인 철근을 수백톤을 누락한 현대건설에 대해 발주처인 서울시가 '벌점 2점'을 부과하기로 해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 결함이자 공기 연장으로 막대한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사안임에도, 시공사의 핵심 밥줄을 끊지 않는 선에서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서울시가 대형 건설사와 사실상 '짬짜미(담합)'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오세훈 시장 체제의 서울시가 심각한 안전불감증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 붕괴 직결될 '철근 누락'…공기 연장 탓에 시민만 위험·불편 볼모

현대건설이 시공 중인 GTX-A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3공구는 하루 수십만 명이 이용할 지하 수십 미터 깊이의 초대형 토목 공사 현장이다.

철근 빼돌리기는 막대한 토압을 견뎌야 하는 대심도 구조물에서 철근을 누락했다는 것은 단순한 시공 실수를 넘어, 언제 대형 붕괴 사고로 이어질지 모르는 치명적인 비위 행위다.

더 큰 문제는 부실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공사 기간 연장이다. 누락된 철근을 보강하고 재시공하는 데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미 삼성역 무정차 통과로 '반쪽 개통'이라는 오명을 쓴 GTX-A 노선의 완전 개통 시기는 시공사의 어처구니없는 철근 빼돌리기로 인해 더욱 늦어지게 됐다.

현대건설의 탐욕적 과실이 초래한 붕괴 위험과 출퇴근 교통난 등의 막대한 피해는 오롯이 시민들이 떠안게 된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 '선분양 제한' 커트라인 피한 마법의 2점…노골적 짬짜미 논란

이토록 중대 사안임에도 발주처인 서울시 산하 도시기반시설본부가 꺼내든 칼은 고작 '벌점 2점'에 불과했다.

건설업계와 시민사회에서는 해당 숫자가 다분히 의도적이라면서 강한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다.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르면 최근 4개 분기 동안 누적 벌점이 3점에 도달하면 아파트 입주자 모집 공고를 골조공사 3분의 1 이상 완료 후에야 할 수 있는 사실상 선분양 제한 조치가 내려진다.

다시 말해 수천억 원의 공사비와 금융비용을 자체 조달해야 하는 후분양으로 내몰릴 경우 대형 건설사라 할지라도 경영상 뼈아픈 타격을 입게 된다.

현재 부실 벌점이 0점인 현대건설에게 벌점 2점 부과는 공공공사 입찰에서 약간의 불이익을 줄 뿐, 핵심 수익원인 주택 분양 사업에는 아무런 제동을 걸지 않는 이른바 '맞춤형 면죄부'나 다름없다.

엄벌을 내려야 할 서울시가 오히려 시공사의 경영 타격을 막아주기 위해 징계 수위를 선분양 제한 커트라인(3점) 바로 아래로 맞춰준 것 아니냐는 짬짜미 의혹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사진=연합뉴스)

◇ 관리 책임 덮으려는 꼼수?...오세훈표 서울시, 안전불감증 늪으로 흐르나

이번 사태의 이면에는 공사 현장의 철저한 감리와 감독을 통해 부실시공을 사전에 차단했어야 할 발주처 서울시의 뼈아픈 직무유기가 자리 잡고 있다.

강력한 제재와 전면적인 감사가 이루어질 경우 서울시 내부의 관리 부실 책임까지 도마 위에 오를 것을 우려해, 가벼운 벌점으로 사태를 조용히 덮으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솜방망이 처벌은 단일 현장의 문제를 넘어, 오세훈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 행정 전반에 안전불감증으로 흐를 가능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한치호 경제평론가 겸 행정학 박사는 "철근 누락이라는 원시적이고 악의적인 부실 앞에서 대기업의 눈치나 보며 관용을 베푸는 행정은, 수많은 건설 현장에 적당히 부실하게 지어도 기업 생존에는 큰 타격이 없다는 최악의 시그널을 주게 된다"면서 "안전 앞에서는 타협이 없다는 대원칙이 대형 건설사 앞에서는 한없이 쪼그라들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이의제기를 받은 뒤 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벌점을 확정할 예정이다.

 

알파경제 문선정 기자(moonsj@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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